'크림 다음은?' 러 인근 에스토니아·라트비아 긴장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크림자치공화국에 대한 합병 절차를 밟아나가자 러시아계 소수민족의 비중이 높은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등 러시아 인근 국가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미국 공영라디오방송 NPR은 과거 소비에트사회주의공화국연방(소련)에 속해 있었고 러시아계 소수민족 비율이 높은 에스토니아와 라트비아 등이 언제든 크림반도처럼 러시아에 합병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고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러시아는 지난 1일 우크라이나 내 러시아계 국민 보호를 이유로 크림반도에 군대를 파견했으며 3주도 채 지나지 않은 18일 크림공화국을 합병하겠다는 조약에 서명했다.

우크라이나의 러시아계 소수민족 비율은 17%로 다른 동유럽 국가와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발틱 지역의 라트비아와 에스토니아의 경우 러시아계 비중이 각각 총 인구의 27%와 25%에 이른다.

소련 붕괴 후 러시아어를 공용어에서 몰아내고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에 가입한 에스토니아에 대해 러시아가 불만을 드러내면서 발틱 국가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고 NPR은 전했다.

이런 상황에서 스위스 제네바에서 19일 열린 유엔 인권위원회 회의에서 러시아가 에스토니아 언어정책을 지적하며 러시아어를 쓰는 소수 민족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회의에 참석한 러시아 외교관은 "언어를 차별이나 고립의 수단으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며 "이 같은 관점에서 우크라이나뿐만 아니라 에스토니아에서 진행하는 조치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러시아계 학교에 대해 에스토니아어 수업을 강화하는 등 에스토니아 정부가 자국어 위주의 언어정책을 펼친 것에 공개적으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이다.

또 라트비아 주재 러시아 대사가 라트비아 내 러시아계 민족을 가난에서 구제하기 위해 러시아 정부가 이들에게 여권과 연금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혀 라트비아에서는 동요가 더 커지고 있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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