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에 적극적으로 개입해 규제 관련 정부 정책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때로는 관계부처 장관들과 실무자들을 몰아세우며 규제개혁 필요성을 역설했다. 박 대통령의 질문과 질책을 받은 장관들과 담당 공무원들은 진땀을 흘려야 했다.
## "늦장행정, 수시로 바뀌는 행정지도 관행이 골칫거리"
박 대통령은 모두 발언에서부터 규제개혁을 대하는 공무원들의 태도를 질타했다. "현장에서는 명시적인 규제보다도 성의를 다 안하는 늦장행정과 수시로 바뀌는 행정지도 관행이 더욱 골칫거리라고 하소연 한다"며 "정부가 나서도, 대통령이 나서도 실제적인 행정의 키를 가지고 있는 공무원들의 의지가 없으면" 규제개혁이 성공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윤상직 산업통상부 장관이 평가인증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현대기술산업 이지철 대표의 말에 공감하면서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하자, 박 대통령은 "실시간으로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 알아야 되지 않겠냐"고 공격적으로 물음표를 던졌다.
이에 윤장관이 인증규정 관련해 1381 콜센터를 개설했다고 답변하자 "1381을 많이 아냐", "모르면 없는 정책이나 같다. 국민이 모르면 애쓴 공이 없는 것"이라고 논박했다. 이 와중에 복지부 129 복지콜센터의 낮은 인지도도 도마에 올랐다. 서비스는 굉장히 많이 발전했지만 인지도가 16% 정도 밖에 안된다며 적극적인 홍보를 당부했다.
현오석 경제부총리가 정책포털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하자 민간입장에서 알기 힘들거나 접근하기 어렵다는 등의 의견을 들어서 아주 완전하게 보완해야 실질적인 서비스가 될 것 같다는 입장을 밝혔다.
## "계획이 뭐냐", "그러면 왜 선정했냐"...공세적 질문 던져
박 대통령은 민관합동 규제개선 추진단에 참여하고 있는 중소기업중앙회 송재희 부회장이 아직도 해결되지 않고 있는 '손톱 밑 가시'가 있다고 보고하자 빠른 시일내에 완료하기 위해 어떤 계획을 갖고 있냐고 다그쳐 묻기도 했다.
특히 "벌써 시간이 많이 흘렀는데 아직까지도 추진이 제대로 완료가 안되고 있다면 큰 문제"라며 "관계부처도 같이 책임을 져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질타해 일순간 회의장에 긴장이 흐르기도 했다.
민관합동 규제개선 팀장에게는 예정에 없던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냐"고 물어 "전혀 준비를 못했는데 질문을 하셔서 상당히 당황했다"는 고백을 이끌어 내기도 했다.
이에 박 대통령은 "지금있는 숙제부터 빨리 빨리 해결해야지 그 것도 못하면서 한다고 하면 신뢰가 가겠냐. 이건 관계부처도 공동책임이다"고 또 다시 장관들을 질타한 뒤 "안풀리면 언제까지 풀겠다는 것을 다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김동연 국무조정실장도 박 대통령으로부터 질책을 들었다. 민관합동추진단에 접수된 손톱밑 가시 가운데 60%는 해결되고, 40%가 남았는데 이 중에는 안되는 것이 있고 해서 검토를 해봐야 되는 것이 있다고 보고하자 "그러면 왜 손톱 밑 가시로 선정을 했냐"고 되물었다.
이어 아직 해결되지 않은 90여개의 손톱 밑 가시를 빨리 해결했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나타낸 뒤 "많은 생각이 필요한 부분도 있겠지만 이런 것을 호소한 입장에서는 하루가 여삼추다. 그런데 이게 벌써 몇달이냐"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 "대통령이 압력 넣어 달라" 장관 호소에 "일자리 막는 건 죄악" 화답
학교 주변 호텔 건립을 제한하는 학교보건법의 개정을 요구하는 한승투자개발 이지춘 이사의 요구에는 장관과 대통령이 한목소리를 냈다. 류진룡 문화부 장관은 "저희도 미치겠다", "대통령께서 콱콱 압력을 넣어 주시면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해 참석자들의 웃음을 샀다.
박 대통령은 "시대에도 안맞고 현실에도 안맞는 편견으로 인해 청년들이 많이 취직할 수 있는 일자리를 막고 있다는 것은 거의 죄악"이라며 "내 아들 딸이 졸업해서 좋은 직장에 가서 잘 지냈으면 하는 데 쓸데없는 규제들, 잘못된 시행령 때문에 콱콱 막힌다면 부모 입장에서도 얼마나 화가 나는 일이냐"고 맞장구를 쳤다.
하지만 서남수 교육부 장관은 "학교 환경을 위해서 규제가 꼭 필요한 곳도 있고, 어떤 경우에는 지나치게 과도한 경우도 있다"며 학교 환경과 투자 활성화가 균형있게 추진돼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이날 회의가 대통령의 호통속에 무거운 분위기에서만 진행된 것은 아니다.
전경련 이승철 전무는 인터넷 액티브 엑스(ACTIVE X)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한류 열풍으로 인기절정인 천송이 코트를 액티브 엑스 때문에 중국에서는 사고 싶어도 못산다. 엑티브 엑스, 아주 액티브하게 X쳐 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해 좌중에서 폭소가 터졌다.
두리원 FnF 사장은 자동차관리법상의 문제로 일반 트럭을 푸드트럭으로 개조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호소하면서 웅변조로 "대통령님"을 두 차례나 불렀고 박 대통령은 웃음을 지어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