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터키의 정치적 동기 '봇계정' 삭제"

트위터가 터키에서 정치적 동기에 따라 기계적으로 만들어진 이른바 '봇(bot) 계정' 삭제에 착수했다고 터키 일간지 휴리예트가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프로그램이 기계적으로 생성하는 봇계정은 트위터에서 자동으로 글을 올리거나 팔로워 수를 늘려 영향력이 큰 것처럼 보이게 만들기 위해 사용하는 허위 계정이다.


휴리예트는 트위터가 지난 2주 동안 봇계정과 관련한 불만을 접수하고 터키의 정파와 관계 없이 허위 계정을 삭제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터키는 인구 7천660만명의 절반 정도가 30세 이하이며 트위터와 페이스북 이용자 수가 세계 상위권으로 소셜미디어에서 정치적 토론이 치열하다.

지난해 여름 전국적 반정부 시위 당시에는 주류 언론들이 시위 초기에 소극적으로 보도하자 소셜미디어가 경찰의 강경진압을 비난하고 시위를 독려하는 창구로 활용됐다.

현지 언론들의 보도에 따르면 집권당인 정의개발당(AKP)은 소셜미디어가 시위의 구심점 역할을 하자 지난해 9월 소셜미디어에서 의제를 선점하고 주도하고자 6천명으로 구성된 대응팀을 구성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총리의 정적으로 알려진 이슬람 사상가 페툴라 귤렌을 지지하는 세력도 정의개발당보다 수는 적지만 트위터 허위 계정을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일간지 라디칼은 지난해 11월 집권당이 귤렌 지지층의 기반인 입시학원을 폐지하는 정책을 내놓자 귤렌 지지층은 허위 계정을 만들어 하루에 1만건의 글을 작성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휴리예트는 지난해 12월 '비리 스캔들'이 터진 이후 터키와 관련한 해시태그(#)가 트위터 전체의 상위권을 차지했으며 친정부 성향으로 분류할 수 있는 해시태그가 절반 정도였고 나머지 절반은 반정부 또는 친귤렌 성향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총리는 지난달 25일 아들과 거액의 비자금 은폐를 논의한 전화 통화를 감청한 파일이 유튜브를 통해 폭로되고 트위터에서 빠르게 공유되자 "'로봇 로비'가 우리를 공격하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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