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지엠피 관계자는 "최근 불거진 훈장 논란과 관련해 박태환 선수에 대한 문의가 폭주해 아예 자료를 돌릴 수밖에 없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최근 정부의 강화된 서훈 기준에 따라 소치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 김연아(24)가 최고 체육훈장인 청룡장을 받을 수 없다는 사실이 밝혀져 논란이 커졌다. 이에 문화체육관광부는 특례 조항을 적용해 김연아, 빙속 여제 이상화(25, 서울시청), 쇼트트랙 2관왕 박승희(22, 화성시청)에 대한 청룡장 수여를 추진하기로 했다.
▲서훈 점수 청룡장 2개 받고도 남아
자료에 따르면 박태환은 서훈 점수가 무려 3800점이나 된다. 청룡장 기준인 1500점의 두 배가 넘는다. 박태환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 남자 자유형 400m 금메달(600점)과 200m 은메달(360점),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 3관왕(450점) 등 굵직한 국제대회에서 성적을 냈다.
이미 베이징올림픽이 끝난 뒤 최근 개정된 청룡장 기준인 1500점을 넘어섰다.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3관왕(450점), 2012년 런던올림픽 은메달 2개(720점)로 더 점수를 쌓았다.
하지만 박태환은 아직 훈장을 받지 못했다. 청룡장을 2개나 받고도 800점이나 남는 점수임을 감안하면 의아한 일이다.
훈장은 각 경기 단체가 대상 선수나 지도자를 대한체육회에 추천하면 문체부 등 상급 기관으로 상신돼 결정이 된다. 1차적으로 경기 단체가 나서야 하는 과정이다.
대한수영연맹은 "우선 선수의 요청이 없었다"면서 "훈장 추천은 선수의 은퇴 시기에 맞추는데 계속 점수를 올릴 수 있는 상황이면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연맹, 괘씸죄 때문에 직무 유기" 의견
박태환의 아버지 박인호 씨는 "지금까지 태환이나 나나 훈장에 대해 언급한 적도, 관심을 둔 적도 한번도 없다"면서도 최근 잇따르는 문의에 대해 "훈장을 받을 사람이 얘기하기는 좀 그렇지 않느냐. 점수가 넘치면 연맹이 알아서 추진을 해줘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아직 현역이라서는 이유도 군색하다. 2012년 런던올림픽에도 나섰던 여자 역도 장미란은 이미 2009년 청룡장을 받았고, 여전히 정상급 기량을 뽐내고 있는 사격 진종오 역시 청룡장을 달았다. 은퇴 시기와는 무관하다는 것이다.
결국 박태환에 대한 괘씸죄의 여파가 아니냐는 지적이다. 한 수영 관계자는 "노민상 감독을 줬다면 선수인 박태환은 당연히 받아야 하는 것이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김연아의 경우 황당한 기준에 미달했지만 정부가 나서서 훈장을 준다고 한다"면서 "불모지인 한국 수영을 개척한 박태환은 점수가 넘치는데도 못 받는 것은 연맹의 직무 유기"라고 꼬집었다.
박태환은 지난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연맹과 갈등을 빚었다. 대회 중 귀국 시기를 놓고 양 측이 이견을 보였는데 연맹은 "박태환이 국가대표의 품위를 손상시켰다"고 지적했지만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연맹은 이후 박태환에 대한 올림픽 메달 포상금 지급을 미뤄오다 지난달 18개월 만에 지급했다.
연맹은 박태환의 훈장 추서에 대해 "언제든 본인이 요청을 해온다면 추진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호주에서 한창 9월 인천아시안게임을 준비하는 박태환 측은 훈장을 스스로 요청할 계획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