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의 19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6일 포르투갈 리스본 남부의 메쿠 해변에서 페드루 네그랑(24)의 시신이 발견되는 등 대학생 집단 익사 사고가 일어나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하지만 경찰은 이 사고가 어떻게 발생했는지 아직 정확한 내용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이 사고의 유일한 생존자인 주앙 고베이아는 정신과 치료를 받느라 경찰 조사를 받지 않았다.
다만 숨진 네그랑은 사고가 나기 전 부모에게 자신이 다니는 루소포나 대학의 신입생 신고식을 준비하기 위해 메쿠 해변의 한 집을 빌려 그곳에서 동료 학생을 만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네그랑의 아버지 파렌치 히베이루는 학생들이 왜 그 해변에서 만나기로 한 것인지 학교 측에서 설명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학교 측 대리인은 이메일을 통해 현재로서는 문제의 사건과 학교를 잇는 어떤 증거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사고는 그러나 교내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신고식을 둘러싼 열띤 찬반 논쟁을 불러 일으켰다. 일부는 신고식이 학생들 간 연대감을 높인다는 면에서 찬성 의견을 내놓았지만 다른 이들은 신고식이 점차 위험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모 대학 의대학장을 지낸 호세 미겔 카우다스 드 알메이다는 사립대학을 비롯한 많은 대학의 신고식이 과거 아프리카 군대에서 자신이 군의관으로 재직하며 목격한 신고식보다 위험한 지경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 사고는 지난 1980년대와 1990년대 포르투갈에서 우후죽순으로 생긴 사립대학들이 지닌 문제점을 드러내는 것으로 풀이돼 더욱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대학 학위를 원하는 청년들을 유치하려는 사립대학들은 교육적 측면에서 성과를 내지 못하자 신고식을 통해 신입생의 소속감을 제고하는 방식에 매달렸다. 그 대학에 가면 특별한 무엇이 있다는 식이라는 것이다.
리스본에서 음악을 공부하는 지아나 안투네스(28.여)는 지난 15일 루소포나 대학 주변에서 열린 집회에 참석해 정부에 대학 신고식을 금지하도록 촉구했다.
안투네스는 메쿠 해변 참사야말로 새로 생긴 대학들이 명문 국립대학 등을 따라가려고 신고식을 활용하는 문제를 드러낸 것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자신도 과거 신고식에서 남학생 무릎의 요구르트를 핥아먹으라는 등의 지시를 받고 거부한 적이 있다며 그러나 신입생은 신고식을 거부할 경우 따돌림을 당할 것이라는 엄청난 압박감에 시달리게 된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