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인터넷 언론사 WND는 2011년 8월 5일 아프간 동부 마이단 와르다크 주에서 극비 임무를 띠고 출동한 해군 특전단 6팀 소속 요원과 항공요원 5명 등 모두 38명을 태우고 비행하다 격추된 치누크 헬기 사고 유가족들이 지난 18일 워싱턴 D.C의 연방법원에 탈레반, 알 카에다, 이란, 아프가니스탄 등을 상대로 6억 달러(약 6천450억 원)를 배상하라고 요구하는 민사소송을 냈다고 20일 보도했다.
이 사고는 미군 사망자 수만 30명으로 미국의 아프간전 참전 이후 최대 참사로 기록됐다. 국가안보국(NSA) 소속 암호해독 전문가로 사고 당시 6팀에 작전 배속됐던 마이클 스트레인지 등의 유가족이 낸 이 소송에서 피고 측은 반(反)테러법 위반, 테러범 은닉, 살인 등 모두 7가지 혐의라고 소송 대리인인 래리 클래이먼 변호사가 밝혔다.
이란 인사로는 마흐무드 아마디네자드 전 대통령과 아야톨라 사이드 알리 호세니 카메네이 이란 혁명 수비대장이, 아프간 인사로는 하미드 카르자이 대통령 등이 포함됐다.
유가족들은 또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조 바이든 부통령 등 미국 행정부 최고 지도자들에 대해서도 사고 수습 과정에서 별다른 도움이 되지 못했다고 비난했다.
특히 유가족들은 바이든 부통령의 '입방정'을 맹비난했다. 알 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을 특전단 6팀이 사살한 지 99일 만에 탈레반이 보복 차원에서 일으킨 이 사건에 바이든이 실마리를 제공했다는 주장이다. 빈 라덴 사살 직후 바이든이 "고의로 극비부대인 6팀의 명칭을 밝혀" 결과적으로 탈레반 측이 일주일 뒤 6팀 요원들이 탄 헬기를 격추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는 시각이다.
미국은 공식적으로 극비 특수전부대인 합동특수전사령부(JSOC) 소속인 6팀과 델타 포스의 존재를 부인해왔다. 그러나 바이든이 6팀의 명칭을 노골적으로 밝히자 당시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조차 그의 입놀림을 비난하고 나설 정도로 파문을 일으켰다.
피델 카스트로 전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과 우고 차베스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 등을 상대로 고소한 경력의 극우파 변호사인 클래이먼은 이어 카르자이 대통령이 탈레반 측을 달래려고 6팀을 희생양으로 삼아 비밀리에 정보를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 사건을 둘러싸고 지금까지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우선 탈레반 측이 어떻게 6팀 요원들을 태운 헬기가 작전 목표 지역에 오는 것을 알고 매복을 준비했느냐는 의문이다.
미 시사 주간지 타임도 아프간 정부 고위 관계자의 말을 빌려 저항 조직 지도자들이 참석하는 회의가 있다는 역정보를 흘려 6팀 요원들이 출동하게 했다는 음모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또 미군과 함께 일하는 아프간 통역 가운데 탈레반이 미리 심어놓은 '두더지'(은닉 스파이)가 출동 사실을 흘렸을 가능성도 거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