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측은 20일 중국 랴오닝성 선양(瀋陽)에서 열린 적십자 실무회담과 외무성 과장 간 비공식 협의에서 정부간 교섭 재개에 의견을 같이했다.
오노 게이이치(小野啓一) 일본 외무성 북동아시아과장은 이날 북일 적십자 실무회담이 종료된 뒤 기자회견에서 "쌍방이 정부간 공식회담 재개에 의견 일치를 봤다"면서 "회담 일정을 비롯한 구체적인 사항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오노 과장은 "국장급 회담 재개 문제 등 구체적인 사항은 앞으로 베이징(北京)의 양국 대사관을 통해 조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일본 정부 당국자는 앞으로 열릴 정부간 협의는 종전 해오던 대로 국장급 협의가 될 것이라고 전하고, "가능한 한 조기에 개최하고 싶다"고 말했다.
오노 과장과 협의한 유성일 북한 외무성 일본과장은 "서로 현안을 해결하고 양국 관계를 빨리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북일 양국은 2012년 11월15∼16일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열린 외무성 국장간 회담을 마지막으로 정부 간 공식회담을 하지 못했다. 이번에 회담이 성사되면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 출범(2012년 12월) 이후 처음이 된다.
회담이 재개되면 일본은 자국민 납북피해자 송환을 요구하면서 첫 단계로 납치 문제 재조사를 요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북한은 2006년 장거리 미사일 발사 이후 일본이 시행 중인 대북 수출입 전면 금지 등 제재의 완화를 요구할 전망이다.
이와 관련, 교도통신은 북한이 북한에서 사망한 일본인의 유족들을 대상으로 하는 방북 사업을 북일 정부 간 사업으로 승격시킨 뒤 원산과 니가타(新潟) 항을 왕래했던 만경봉 92호의 운항을 재개하자고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북측 수석대표인 리호림 조선적십자회 중앙위원회 서기장은 이날 회담을 마친 뒤 "쌍방이 진지하고 솔직한 분위기 속에서 심도 있는 대화를 진행했다"면서 "이번 회담은 매우 건설적이고 유익한 회담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일본인 유골 문제와 관련해 쌍방이 계속 연락하며 대책을 마련하기로 합의했다"고 부연했다.
양측 대표단은 선양 성마오(盛貿) 호텔에서 전날 오후 3시(현지시간)부터 10시까지 회담한 데 이어 이날 오전 8시 30분부터 9시 40분까지 이틀간 회담을 진행했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외무상은 북일 양측이 공식회담 재개에 합의한데 대해 "평가하고 싶다"며 "양국 간의 제반 문제에 있어 북한에 전향적인 대응을 요구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