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왕의 몰락' 사기로 억대 고객돈 빼돌려

'특판 보험에 가입하면 큰 수익 올린다'고 속여 4억 2천여만원 빼돌려

고수익 보험에 가입하면 큰돈을 벌 수 있다고 고객을 속여 억대 돈을 가로챈 40대 보험설계사가 경찰에 구속됐다.

이른바 '보험왕'으로 이름을 날렸던 그도 실적을 위한 사기의 유혹을 피하지 못했다.

고물상을 운영하며 겨우 생계를 꾸려오던 A(64·여) 는 2011년 10월쯤, 모 화재 보험 설계사인 이모(46·여) 로부터 솔깃한 제안을 받았다.

장애인인 아들이 뇌출혈로 쓰러져 장애 보험금 8천 5백만 원을 받았는데, 이를 3년간 특판 보험 상품에 투자하면 1억 원까지 불릴 수 있다는 것.

평소 이 씨가 성실하게 자신의 보험상황을 챙겨줬던 터라 A 씨는 아무 의심 없이 8천5백만 원을 건네줬다.

그리고 몇 달 뒤 자신을 찾아온 이 씨가 "우수 고객들에게 일시적으로 나온 보험 상품이 있는데, 목돈을 벌 수 있다"는 말에 평생 모아둔 돈 4천 5백만 원까지 추가로 건네줬다.


하지만 몇 년 뒤 이같은 보험 상품은 존재하지 않았고, 자신의 돈도 이 씨가 모두 가로챘다는 것을 알아챘다.

이처럼 자신의 고객들에게 '고수익 보험'에 가입하라고 속인 뒤 돈을 빼돌린 보험설계사가 경찰에 구속됐다.

이씨가 2011년 10월부터 2년간 고객 9명으로부터 빼돌린 돈은 4억 2천여만 원.

일부 피해자들에게는 있지도 않은 보험상품에 마치 배당금이 나오는 것처럼 매달 50만 원~200만 원 가량의 돈을 'OO 화재' 명의로 입금해 의심을 피했다.

이 씨는 대부분 생활이 어려워 목돈이 필요하거나 보험 계약에 익숙하지 않은 노인층을 범행 대상으로 삼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조사에서 이 씨는 우수한 실적으로 2차례나 사내 보험왕을 차지했지만, 몇 년 전부터 실적을 올리지 못하게 되자 고객 돈으로 타인 명의의 가짜 보험 계약서를 작성한 뒤 자신이 대납해 왔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거액의 보험금을 맡아주던 보험설계사가 최근 종적을 감췄다는 피해자들의 신고가 잇따르자 악성사기전담수사팀을 꾸려 이 씨의 계좌추적, 통신수사를 벌인 끝에 덜미를 잡았다.

부산 동래경찰서는 이 씨를 사기혐의로 구속하고, 여죄가 있는지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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