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혹행위로 질식사"…후진성 드러낸 日출입국 행정

4년 전 일본 체류기한이 지난 아프리카 가나 남성이 도쿄 나리타(成田) 공항에서 강제 추방되는 과정에서 급사한 사건을 놓고 일본 출입국관리 행정의 후진성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도쿄지방법원은 19일 가나 남성(당시 45세)의 유족이 제기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출입국관리국 직원의 위법한 제압 행위로 이 남성이 질식사했다고 판시, 일본 정부는 500만 엔(약 5천250만원)을 유족에게 배상하라고 명령했다.

20일 아사히(朝日)신문 등에 따르면 재판부는 거의 무저항 상태의 가나 남성을 복수의 일본 직원이 강제 송환을 위해 비행기 안으로 끌고가, 수건으로 입에 재갈을 물리고 손발을 수갑으로 채운 후 얼굴이 무릎에 닿도록 숙이게 해 자리에 앉혀 숨지게 했다는 유족 측의 주장을 인정했다.


이 남성은 비행기 이륙 전에 사망했다.

일본 정부는 이 남성이 "심장 종양에 의한 부정맥이 사망 원인" 등이라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번 판결에 대해 외국인을 범죄자 취급을 하는 일본 내 풍조의 한 단면을 보여준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2010년 3월 발생한 가나 남성 급사 사건은 미국 국무부가 세계 각국의 인권 상황을 정리한 보고서에서 "고문, 잔학행위에 의한 비인도적 처벌"의 한 예로 다룬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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