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여객기의 실종이 10일을 넘긴 가운데 미국과 중국은 26개국이 참여한 사상 최대 규모의 '다국가 연합 수색 작전'에 군함과 항공기를 파견한 데 이어 위성을 수색에 동원하고 정보ㆍ수사기관들까지 개입하는 등 양국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고 VOA는 전했다.
말레이시아항공 소속 MH370기는 지난 8일 239명을 태우고 남중국해에서 사라진 후 아직 종적을 찾지 못해 수색 해역이 남중국해에서 태국 해역, 인도양 등 700만㎢의 방대한 해역으로 확대됐다.
미국은 실종 여객기의 수색을 위해 7함대 소속 구축함 키드와 핑크니, 최첨단 해상 초계기 P-8A 포세이돈 등을 파견한 데 이어 중앙정보국(CIA)과 연방수사국(FBI) 등 정보ㆍ수사당국까지 나섰다.
대만인, 홍콩인 등을 포함해 자국민 154명이 탑승한 중국은 멘양(綿陽),하이커우(海口),징강산(井剛山) 등 구축함 4척과 해양순시선 5척의 해경선으로 구성된 대규모 함단을 실종기의 추락 추정 해역에 보냈다.
중국 공무선 해쉰(海巡) 01호 관계자는 이 함정이 최신 수색 장비를 갖추고 있다면서 말레이시아 반도 서쪽에 있는 순다열도 부근에서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상하이 해사국 해로표지처 직원 장량(張亮)은 "우리는 리모컨으로 조정되는 해저 로봇 2개를 실종기 추락 추정 심해에 보내 실종기 잔해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자국 수색팀이 남중국해는 물론 벵갈만과 동남아 수역에 이르까지 방대한 해역에서 수색ㆍ구조 활동을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군사 분석가들은 중국의 이번 수색 작업이 자국 해군의 원양 작전 능력에 대한 시험대가 되고 있다고 논평했다. 앞서 사무엘 락리어 미군 태평양함대 사령관은 중국이 이미 해상 작전 능력을 확대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락리어 사령관은 "중국이 올해 국방예산을 작년대비 12.2% 증액한 것은 심상치 않은 일"이라면서 "그들은 이미 국익에 따라 해상 작전 반경을 아덴만, 인도양 등의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해역으로 확대하고 있다"고 경계심을 표시했다.
홍콩 주간지 아주주간(亞洲周刊)은 오는 23일 발간되는 최신호에서 미국과 중국은 말레이시아 실종기 수색을 명분으로 영유권 분쟁지역인 남중국해에 군함 등 군사력을 파견해 남중국해는 미ㆍ중이 정치적 패권을 다투는 '새로운 전장터'가 됐다고 분석했다.
잡지는 이어 중국은 실종기 수색에 인공위성 10개를 투입했다면서 미국과 중국은 정보ㆍ수사 요원들을 말레이시아에 파견해 양국간 첩보ㆍ수사전도 치열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말레이시아 당국은 실종된 여객기 기장의 집에서 압수한 모의 비행장치(비행 시뮬레이터)에서 삭제된 자료의 복원과 분석을 FBI에 의뢰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