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함정 절반 러시아에 귀속 전망"

크림 자치공화국의 러시아 귀속 주민투표가 통과되고 러시아와 크림 간 합병조약이 체결된 가운데 우크라이나 해군의 흑해함대 소속 함정 절반가량이 러시아에 귀속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미국 군사 전문지 디펜스뉴스는 러시아 해군 제독 출신으로 현재 하원 국방위원장인 블라디미르 코모예도프의 말을 빌려 우크라이나 해군 소유 함정 40여 척 가운데 절반가량이 러시아에 귀속될 상황에 놓인 크림 공화국의 세바스토폴과 도누슬라브 만에 정박 중이며, 이 함정들의 통제권이 러시아 흑해함대로 이관될 수 있다고 19일 보도했다.

코모도예프는 "크림 반도에 정박 중인 함정들은 우선 크림 공화국 자경대 소속이 되었다가 나중에 러시아 흑해함대 소속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러시아 흑해함대에 귀속될 함정은 호위함 두 척, 지휘함 한 척, 폭스트롯 급 디젤 잠수함 한 척, 미사일정, 소해정 등이라고 밝혔다. 이어 러시아는 앞으로 벨벡 해군 항공기지와 연안 방어시설 등 크림반도에 있는 해군 관련 시설의 현대화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러시아 흑해함대는 제정 러시아의 캐서린 2세(예카테리나 여제) 시절인 1783년 5월 창설된 유서 깊은 함대로 부동항인 세바스토폴을 모항으로 러시아 남부 국경선의 중요한 방위망이자 러시아가 흑해와 지중해로 힘을 투사하는 데 절대적인 전략 요충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소련이 붕괴된 이듬해인 1992년부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흑해함대를 합동으로 운영해오다 1995년 합의에 따라 별도의 함대를 유지해왔다. 양국은 다시 2010년에 러시아 해군이 크림 반도에 최대 30년까지 주둔할 수 있다는 것을 골자로 한 협정을 체결했다.

러시아 흑해함대 보유 함정 가운데에는 사거리 550㎞에 탄두 중량이 1천㎏ 고폭탄인 16발의 P-500 바살트 대함미사일(나토 분류명 SS-N-12 '샌드박스')과 64발의 S-300 PMU(나토 분류명 '그럼블') 장거리 함대공 미사일 및 130㎜ 함포 등을 장착한 슬라바급 순양함(만재배수량 1만 1천200∼1만 2천500t)도 포함돼 있다.

그러나 선령(船齡)이 30년가량 된 함정으로 대부분 구성된 러시아 흑해함대는 가까운 장래에 보유 함정을 최신형으로 교체할 예정이다. 흑해함대는 앞으로 몇 년 내에 여섯 척의 신형 잠수함과 같은 수의 신형 프리깃함을 배속받게 된다.

이 가운데 가장 비상한 관심을 끄는 것은 '미니 항모'인 미스트랄급 헬기 항모 겸 공격상륙정 배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건조를 책임진 프랑스 조선사 등 관련 소식통의 말을 빌려 러시아로부터 수주한 두 척 중 첫 번째 상륙함을 올 연말께 흑해함대에 배치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총 계약가가 14억 유로(약 2조 621억 원)에 달하는 이 상륙함은 표준 배수량 2만 2천600t으로 러시아제 카모프-50/52형이나 프랑스제 타이거 같은 공격용 헬기 16대를 탑재할 수 있다. 또 러시아제 세르나 상륙정 4척이나 두 척의 공기부양정, 탱크 등의 장비와 450명의 해병대원도 태울 수 있어 현지 전략 지형 변화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인테르팍스 통신은 우크라이나 해군 사령관 세르게이 가이둑 제독(소장) 등 세바스토폴에 배치된 우크라이나군의 이탈이 빨라지고 있으며, 우크라이나 해군기지의 대부분은 현재 주민과 친 러시아계 자경단이 통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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