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유통업체들, 연내로 스마트폰 바코드 결제 시작(종합)

세븐 일레븐·베스트 바이 등은 NFC 결제 포기

미국의 대형 유통업체들이 스마트폰에 바코드를 띄워 스캔하는 방식의 결제 시스템을 올해 안에 만들기로 했다.

이는 최근 몇 년간 칩 보급은 많이 됐으나 실제 사용이 매우 저조한 근거리무선통신(NFC) 방식 결제에 장래성이 없다고 보고 이탈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19일(현지시간) 미국의 정보기술(IT) 전문매체 컴퓨터월드에 따르면 세계 최대의 편의점 체인 '세븐 일레븐'과 미국 최대의 전자제품 체인 '베스트 바이'가 최근 자사 매장 계산대 단말기에서 NFC 기능을 꺼 버렸다.


이는 NFC 칩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등에 내장돼 보급은 많이 됐으나, 이를 결제에 사용하는 고객은 거의 없고 비용까지 많이 드는 탓에 NFC 결제를 계속 지원하는 것이 돈 낭비라는 판단에서 나온 조치다.

NFC 결제 기술은 미국 이동통신사인 버라이즌 와이어리스, AT&T, T-모바일 US가 구성한 '아이시스'(Isis) 컨소시엄의 지원을 받고 있으며, 구글도 '구글 지갑' 서비스를 통해 이를 지원하고 있다.

아이시스는 지난해 11월 미국 곳곳에 NFC 기반 모바일 결제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이에 맞서 세븐 일레븐과 베스트 바이는 월마트, 시어스, 콜스, 로즈, 던킨도너츠, 엑손모빌 등은 머천트 커스터머 익스체인지(MCX)라는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올해 안에 스마트폰 화면에 뜬 바코드를 스캔하는 방식의 결제 시스템을 내놓기로 했다.

이 컨소시엄에는 약 11만개 매장을 거느린 약 70개 브랜드가 참여하고 있다.

이에 대해 NFC 결제 진영은 매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스콧 멀로이 아이시스 최고기술책임자(CTO)는 NFC 결제 지원을 중단한 유통업체들에 대해 '한 줌밖에 안 되는 소매업체들'이라는 표현을 쓰면서 "보안성이 보다 뛰어난 결제 기술을 채택하려는 폭넓은 업계의 움직임을 거스르는 것이며 엄청난 후퇴"라고 비판했다.

시장조사기관들의 NFC 결제 규모 전망치도 최근 수년간 해가 갈수록 줄어드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가트너는 "2016년까지 NFC 방식 모바일 결제의 거래 금액이 380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적이 있으나 불과 1년만인 작년 1월에는 전망치를 거의 절반 수준인 220억 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오프라인 매장에서의 모바일 결제는 10여년 전부터 많은 기대를 모았으나, 사용자 입장에서는 신용·직불카드를 쓰는 것보다 오히려 훨씬 불편한 탓에 아직까지 널리 사용되지 않고 있다. 국내에서도 SK텔레콤이 2002년 '모네타' 사업을 시작한 데 이어 다른 이동통신사들도 가세해 전국에 결제용 단말기 수십만대를 보급하는 등 약 1천억원의 투자가 이뤄졌으나 사용자가 거의 없어 사업이 중단된 적이 있다.

미국의 커피 전문점 체인인 스타벅스가 자체적으로 모바일 결제 시스템을 도입해 성공한 사례는 있다. 다만 스타벅스에서만 쓸 수 있는 것이고, 범용 결제 시스템은 아니다.

스타벅스는 지난 2011년 사용자가 자사 상품권이나 쿠폰을 앱에 등록하면 매장 계산원이 이를 바코드로 스캔하는 방식의 시스템을 도입해 안착시켰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 중 10%는 모바일 결제를 통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스타벅스는 MCX 회원사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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