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민은 20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사라소타의 에드 스미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탬파베이 레이스와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에 5회 볼티모어의 세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2이닝 1실점을 기록했다. 유일하게 맞은 안타가 홈런이었다.
2-6으로 뒤진 5회초 등판한 윤석민은 로건 포시테, 브랜든 가이어를 아웃시켰다. 하지만 세 번째 타자 제이슨 닉스에서 90마일 패스트볼을 던진 것이 가운데로 몰리면서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홈런을 얻어맞았다. 윤석민은 제리 샌즈를 중견수 플라이로 잡고, 5회를 마무리했다.
윤석민은 6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커트 카살리를 우익수 플라이, 저스틴 크리스티안을 유격수 땅볼로 잡아낸 뒤 윌슨 베테밋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투구 수는 24개. 적은 공으로 2이닝을 채웠다. 시범경기 성적은 2경기에서 3이닝을 던져 2피안타 1실점을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은 3.00. 나름 괜찮은 성적이지만, 본격적인 선발 준비를 위해 마이너리그로 내려갔다.
볼티모어 구단은 이날 경기가 끝난 뒤 윤석민의 트리플 A행을 발표했다. 이로써 윤석민은 2014시즌을 트리플 A 노포크 타이즈에서 맞이하게 됐다.
사실 윤석민에게 기회가 별로 없었다. 비자 문제로 16일 뉴욕 양키스전에서야 실전에 투입됐고, 18일 필라델피아 필리스전은 비로 취소됐다. 선발로 뛰기에는 컨디션을 끌어올릴 시간이 부족했던 셈이다. 결국 선발 준비를 위해 마이너리그로 내려갔다.
벅 쇼월터 감독은 "윤석민이 선발로 뛰기 위해서는 많은 공, 많은 이닝을 던져야 한다"면서 "타자들을 많이 상대해봐야 한다. 언젠가는 윤석민에게 기회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민도 마이너리그행을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었다. 윤석민은 현지 언론과 인터뷰를 통해 "기대했던 소식은 아니지만 예상하고 있었던 일"이라면서 "준비는 됐다고 생각했지만, 내 준비가 거기까지였다. 비자 문제로 인해 많은 이닝을 던지지 못했다"고 살짝 아쉬움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