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저녁 모스크바 붉은 광장을 찾아 이같이 외치자 운집한 시민들은 환호로 화답했다.
푸틴 대통령이 서방의 허를 찌르며 신속하게 크림자치공화국을 합병하는 내용의 조약에 서명하자 그의 거침없는 행보에 대한 배경과 심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명사들의 심리에 관한 칼럼을 자주 쓰는 미국의 정신과 의사 키스 애블로는 앞서 폭스뉴스 기고문에서 "푸틴은 힘을 가진 자는 써야 하고, 힘을 갖고도 쓰지 않으면 원래 약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애블로는 이에 더해 푸틴이 '단순한 폭력배'가 아니라면서 "그 자신을 국가와 동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즉, 푸틴 대통령은 자신의 사회적·종교적 신념을 거리낌 없이 주장하고 러시아를 세계 주도적 국가로 재건함으로써 스스로 세계에서 가장 힘있는 인물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반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미국이 힘을 행사하는 것을 억제함으로써 자신이 지구 상에서 가장 힘있는 인물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오바마가 오바마인 것이 푸틴을 푸틴답게 한다"고 애플로는 꼬집었다.
애블로는 또 푸틴이 세상만사를 '기회'라는 관점에서 이해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푸틴 대통령의 행보를 국내정치와 떼서 볼 수 없다는 시각도 있다.
USA투데이는 푸틴 대통령이 크림 반도에 관한 일련의 조치로 국내에서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며 최근 그의 지지율이 71.6%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이는 한 달 전보다 10%포인트가 오른 것일 뿐 아니라 지난 3년 내 기록한 최고 지지율이다.
특히 크림 자치공화국의 러시아 통합에 관해서는 러시아 국민 90% 이상이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이 신문은 러시아 여론조사를 인용해 보도했다.
조슈아 터커 뉴욕대 교수도 이 점에 주목, 푸틴 대통령이 국내 지지율 상승을 노리고 있을 수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 기고문에서 주장했다.
터커 교수는 또 푸틴의 움직임이 '대(大)러시아' 계획의 일환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소련의 붕괴는 지정학적 재난"이라고 한 2005년 푸틴의 연설에서 보듯 구소련 영토를 아우르는 지역에서의 영향력 확장을 장기적으로 계획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미국외교정책협회 허먼 퍼치너 회장도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문에서 "제국이 붕괴한 뒤 옛 영토를 회복하려는 시도는 제국의 승계국에서 나타나는 전형적인 모습"이라고 썼다.
퍼치너 회장은 또 푸틴의 행보가 그가 국내 정치에서 보여준 권력 공고화 과정과 닮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내적으로 푸틴 대통령과 그의 동료들은 권력 공고화를 위해 표적 살해(targeted killing)와 구타·협박을 사용했다"며 "2008년 조지아 전쟁에서 보았듯 그는 이 정책을 국외에도 기꺼이 적용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