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겁게 한판 붙고, '쿨'하게 화해했다.
19일 오후 경기도 고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3-2014 KB국민카드 프로농구 서울 SK와 고양 오리온스의 6강 플레이오프 4차전.
3쿼터 종료 7분여를 남기고 코트에서 일촉즉발의 상황이 벌어졌다. 슛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오리온스 최진수의 견제를 받은 SK 코트니 심스가 수비 코트로 넘어가면서 최진수와 말 다툼을 벌이기 시작한 것이다.
최진수는 미국농구 유학파 출신으로 영어에 능통하다. 심스와의 말 다툼에서 물러서지 않았다. 그러자 오리온스의 허일영이 최진수를 돕기 위해 심스에게 달려들었다. SK에서는 박상오가 나섰다.
작은 말 다툼에서 시작된 감정 싸움은 박상오와 허일영의 다툼으로 번졌다. 선수들이 뛰어나와 둘을 말리느라 바빴다.
어떤 일이 벌어진 것일까.
박상오는 먼저 "가족 분들이 많이 오셨는데 그 분들께 안 좋은 모습을 보여드린 것 같아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허일영과 다툼이 벌어진 상황을 설명했다.
박상오는 "심스가 너무 착하다. 진수와 싸우는데 도망가더라. 그때 일영이가 나타나 욕을 하는 것을 들었다. 이런 적이 없었는데 못 참겠더라. 흥분하고 말았는데 내가 참았어야 했다"고 말했다.
흥분된 감정은 오래 가지 않았다.
박상오는 "3쿼터 3분쯤 남았나. 일영이가 오더니 '형 저 그런 사람 아닌 거 아시잖아요'라고 말하더라. 나도 '나도 그런 사람 아닌 거 알지?'라고 답했다"고 경기 도중 바로 화해했다고 설명했다.
농구는 몸과 몸이 부딪히는 격렬한 스포츠다. 선후배를 떠나 코트에서 얼마든지 감정이 상할 수 있다. 두 팀의 신경전은 다행히 몸싸움으로 번지지는 않았다. 그리고 선수들은 코트 위에서 앙금을 털어버렸다. 바람직한 풍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