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업계의 고민, 젊은 층 맛 찾아 삼만리

대형마트의 라면들. (자료사진)
라면업계가 고민에 빠졌다. 라면 전체 매출이 2조 원대를 넘어선 뒤 더는 늘지 않는 상황에서 경쟁이 갈수록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농심이 라면 시장 점유율 65%를 넘는 절대 강자이지만 2위인 오뚜기와 3위인 삼양식품의 도전이 만만치 않다. 내수가 더 늘지 않는 만큼 한 업체의 성장이 곧 다른 업체의 점유율 하락을 의미하는 상황이 됐다.

특히 라면의 주요 소비층이 10대와 20대라는 점에서 업계의 경쟁은 젊은 층의 입맛에 맞는 라면을 개발하고 선전하는데 집중되고 있다.

◈ 국물 라면은 과거 세대의 라면?

문제는 젊은 층이 국물이 있는 전통적인 라면에 호응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업계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지난해 2위 자리를 오뚜기에 내주고 3위로 추락한 삼양식품은 청양고추 수준의 매운 맛으로 젊은 층을 공략하고 있다. 대표 선수는 '불닭볶음면'이다.


붉닭볶음면은 지난 2012년 4월 출시될 때만해도 큰 호응이 없었지만 지난해부터 인기를 얻기 시작해 10월에는 월매출 60억 원을 넘어섰다.

올 들어서는 1·2월의 월매출이 80억 원에 육박해 이런 추세라면 1,000억 원 매출 고지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삼양식품 최남석 실장은 "불닭볶음면이 젊은 소비자는 물론 의외로 여성들에게 인기가 있다"며 "라면 국물의 나트륨이나 칼로리에 대한 염려, 다른 종류의 라면을 섞어 먹는 모디슈머 열풍도 작용했겠지만 기본적으로 맵고 중독성 강한 맛이 이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고 설명했다.

◈ "불닭볶음면, 기분 나쁠 정도로 강한 맛이 신세대 맛"

불닭볶음면에 도전한 '영국남자' 조쉬의 동영상. (유튜브 영상 캡처)
불닭볶음면은 매운 맛의 측정단위인 스코빌 지수로 측정할 때 청양고추 수준인 4,400SHU에 이른다.

업계 관계자는 "국물있는 라면에 익숙한 중·장년층에게는 기분이 나쁠 정도로 맵고 강한 맛일 수 있으나, 젊은 층에게는 과거 라면세대와는 다르다는 인식과 결합해 이런 맛이 통한다"고 평가했다.

불닭볶음면이 인기를 끄는 과정에서 특히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이 조쉬라는 영국 남자이다.

고려대학교에서 1년간 교환학생으로 지낸 뒤 영국으로 돌아간 조쉬는 영국인들의 '불닭볶음면 도전기'를 코믹한 영상으로 유투브에 올려 조회건수가 150만건을 넘어서기도 했다.

◈ 영국 남자의 코믹 유투브, 인기 확산

삼양식품 최실장은 "이메일 교환을 통해 조쉬의 연락처를 파악했다"며 "이번 주 중에 삼양라면 신제품을 고루고루 담아 2~3박스를 시식용으로 보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반면 2위 업체인 오뚜기는 메이저리거 LA 다저스 류현진 선수를 광고 모델로 출연시킨 진라면으로 젊은 층에 호소하고 있다.

류현진 선수의 진라면 광고료로 9억원을 들였는데 광고가 나간 1·2월 매출이 지난해 보다 18% 증가할 정도로 광고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는 설명이다.

◈ 류현진, 폭풍 흡입 광고 효과 '톡톡'

오뚜기 '진라면' 광고에 출연한 류현진. (유튜브 영상 캡처)
오뚜기는 류현진 선수가 진라면을 폭풍 흡입하는 먹방 광고가 젊은 층에 강하게 어필하자 이번에는 김인식 감독까지 등장시켜 '사제 간 먹방' 컨셉 광고로 장년층에게도 인기를 구하는 중이다.

특히 진라면 나트륨 함량을 1,970mg에서 1,540mg으로 줄이고, 대신 하늘초 고추를 더해 매운 맛을 강화했다.

오뚜기 관계자는 "류현진 선수의 메이저리그 첫 등판을 앞두고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메이저리그 개막과 더불어 류현진 선수가 출연한 진라면 광고 효과도 커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처럼 2·3위 업체의 도전에 라면 업계의 지존 격인 농심도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에 자극을 받아 고추장 비빔면인 하모니를 출시했지만 기대에는 못 미치는 양상이다.

◈ 라면 지존 농심, 대책 마련 부심

대신 농심은 다른 종류의 라면을 섞어 먹는 모디슈머 열풍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최근 부각되는 조합은 오징어짬뽕과 짜파게티를 섞은 이른바 '오빠게티'이다.

농심에 따르면 오빠게티의 인기로 오징어짬뽕과 짜파게티의 매출이 한 대형 마트 전 점포에서 지난 10일부터 일주일 동안 42%나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오빠게티는 기존 짜파게티에 오징어짬뽕 특유의 얼큰함을 가미한 '매콤한 삼선해물짜장' 개념의 레시피라는 설명이다. 농심은 지난해 짜파게티와 너구리를 섞은 짜파구리 열풍으로 라면 매출을 늘린 것과 같은 상황 전개를 기대하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젊은 층이 국물 라면을 과거 세대의 라면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고 입맛도 확실히 중장년층과는 다르다"며 "국민라면인 신라면 등 기존 제품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세대의 입맛에 호소할 수 있는 신제품 개발에 힘을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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