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현지시간) 일간지 인디펜던트 인터넷판에 따르면 이 컬리지의 무도회 관계자들은 지난달 협의 끝에 무도회 주제를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서 '계절의 여정'으로 바꿨다.
이는 대학내 흑인소수인종위원회(BME)가 인종 차별적 행위를 당할 경우 피해자가 이를 공론화해야 한다는 홍보 활동을 시작한 지 1주일 만에 이뤄진 것이기도 하다.
칼리지의 3학년생으로 서부 아프리카 시에라리온 출신인 마무사 칼론(여)은 학교가 무도회 주제를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로 선정했다는 소식에 실망했다고 밝혔다.
칼론은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노예 소유주이자 백인 우월주의 단체인 KKK(쿠클럭스클랜) 회원의 낭만적인 꿈을 미화하는 반면 흑인이 겪는 고통은 아무렇지 않게 처리했다"며 "영화에서 흑인은 노예에 대한 경멸적이고 인종차별적인 고정관념을 충실하게 드러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세인트 에드먼즈 컬리지는 전 세계 60개국에서 온 외국학생이 전체의 3분의 2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 1939년에 제작된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극중 인물 렛 버틀러(클라크 게이블)와 스칼렛 오하라(비비안 리)간의 로맨스를 다룬 영화로 공전의 히트를 친 작품.
또한 마거릿 미첼의 원작 소설도 성공을 거뒀지만 비판론자들은 노예의 고통이 간과되고 노예 소유주의 시각에서 씌어졌다고 지적해왔다.
한편 무도회 주최 측은 주제를 '계절의 여정'으로 바꾸고나서 댄스 파티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이 사계절을 하룻밤에 맛보는 황홀한 시간이 될 것임을 약속하기도 했다. 무도회 입장권은 129파운드(약 23만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