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비전위원회 위원장인 백승헌 변호사는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새정치를 위한 새정치비전위의 첫번째 제안’이라는 제목의 기자회견을 열어 이 같은 정치개혁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새정치비전위는 “선거제도의 비례성을 크게 높여야 한다”며 “그래서 지역주의에 기반을 둔 지금의 독과점적 정당체제를 타파하고 민의 반영이 충분히 이루어지는, 즉 다양한 사회경제적 이해관계를 포괄적으로 대표할 수 있는 정당체제를 확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각각 영남과 호남에 뿌리를 둔 기존의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지역주의 투표 성향을 활용해 양당 중심의 독과점체제를 유지하고 있다는 비판에 따른 것이다.
비전위는 “유권자들 스스로가 지역주의 투표 성향을 극복하고자 하는 추세가 포착되고 있지만 그것이 정당 득표율과 의석점유율 사이의 비례성이 현저히 낮은 현 선거제도의 구조적 제약을 넘어 새 정치 창출로 이어지긴 어렵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 19대 총선에서 민주당은 영남지역에서 20.1%의 표를 얻었으나 의석은 불과 4.5%를 차지했다. 18대 총선의 12.1%보다 득표율이 두 배 가까이 늘었는데도 의석은 0.6%p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비전위는 “국회의 비례대표 의석 비중을 대폭 상향 조정해야 한다”면서 구체적으로 ▲비례대표 의석 비중의 증대 폭 ▲지역구 의석과 비례대표 의석의 혼합 방식 ▲국회의원 정수 조정 등을 논의할 ‘선거제도 개혁을 위한 시민회의’ 구성을 요청했다.
성별ㆍ연령별ㆍ지역별 분포를 고려한 추첨에 의해 무작위로 선정되는 100명의 시민의원들이 1년 간 선거제도를 학습하며 다양한 의견을 듣고 토론하는 과정을 거쳐 개혁안을 도출하면 새정치민주연합이 국회에 법안으로 제출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비전위는 국회의원 정수 조정은 비례대표 확대를 원칙으로 정수 확대와 유지, 축소 등 모든 가능성을 놓고 논의를 하기로 했다.
시민의 참여가 필요한 이유에 대해 비전위는 “아무리 좋은 제도라 할지라도 국민적 공감대의 형성 없이 선뜻 도입할 수는 없고, 비례대표 비중을 늘리기 위해서는 국회의원 정수의 조정이 필요할 수 있는데 국민의 의사를 물어야 할 민감한 사항이며, 국민들이 1년 간의 심사숙고 끝에 결정한 개혁안을 국민의 대표기구인 국회가 거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전위는 비례성 높은 선거제도 도입을 통해 “지역기반 독과점 정당체제의 기득권이 약화됨에 따라 인물과 지역이 아닌 가치와 정책 중심 정당들이 부상하게 되고 따라서 국회의 직능, 계층, 소수자 대표성이 강화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
비전위는 아울러 “국회의원의 역량과 자질을 의정 활동 과정에서도 상시적으로 평가하는 제도를 도입하고 이를 차기 공천에 반영해야 한다”는 내용의 정치혁신안도 함께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