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자회사 사기대출 사건에 금감원 간부 연루(종합)

금감원 팀장 수억원 이권 수수 직위해제돼

KT 서초 사옥의 모습. (송은석 기자/자료사진)
KT 협력업체 대표가 16개 금융기관에서 3천억 원을 사기 대출받은 사건에 연루된 혐의로 금융감독원 간부가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금감원의 김모 팀장은 지난 1월 금감원이 이번 대출 사기 사건을 조사하자 KT ENS의 협력업체인 NS쏘울의 대표 전모 씨 등에게 이같은 사실을 알려 해외로 도피할 수 있도록 도운 혐의를 받고 있다.

금감원 자체 감찰 결과 김 팀장은 지난 2005년 지인에게 전 씨를 소개 받은 뒤 해외 골프 접대 등 수억 원에 이르는 향응을 제공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김 팀장은 2008년 전씨 등이 국내 한 농장을 매입할 때 그 지분 30%를 받아 챙기기도 했다. 해당 농장 지분 가격은 6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이 이번 대출 사기 사건을 조사하자 전씨는 김 팀장에게 조사내용을 알아봐줄 것을 요청했고, 김 팀장은 이 같은 내용을 파악한 뒤 전 씨에게 전달했다.


감찰 조사에서 김 팀장은 해외 여행 및 골프 접대, 농장 지분 30%를 받은 사실은 인정했지만 금품 수수사실과 대출 사기 관여 여부, 전 씨의 해외 도피를 도왔다는 혐의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금감원은 그러나 김 팀장이 받은 접대와 농장 지분 등에 대가성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이달 초 김 팀장을 직위해제하고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김 팀장 외에 추가로 이번 대출 사기 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확인된 직원은 현재로서는 없다"고 말했다.

KT ENS 대출 사기는 KT ENS 협력업체 대표인 전 씨 등이 KT ENS의 김모 부장 등과 짜고 가짜 서류로 1조 8천여억 원을 빌린 뒤 3천여억 원을 갚지 않고 가로챈 사건이다.

이 사건을 은행과 책임 공방을 벌이던 KT ENS는 지난 12일 만기가 된 기업어음(CP)을 갚지 못해 12일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상황이다.

경찰은 현재 김 팀장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으며 윗선도 개입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수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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