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작 김연아 본인은 의연했지만 여왕의 은퇴와 판정에 한국은 물론 전 세계 팬들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더욱이 '문제의 올림픽 챔피언' 아델리나 소트니코바(러시아)는 세계선수권대회 출전 대신 자국 아이스쇼를 선택하는 이해하기 어려운 행보로 실력 논란을 부추기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 해외 팬이 쓴 '김연아 헌정 편지'가 눈에 띈다. 특히 피겨의 불모지나 다름없는 머나먼 남국, 인도에서 보내온 편지라 의미를 더한다. 인도 스포츠 매체 '스포츠키다'에 15일(현지 시각) 게재된 스포츠 팬 바룬 R(VarunR) 씨의 '김연아에게 보내는 편지(Open letter to Kim Yuna)'다.
편지 초중반은 글쓴이가 김연아를 접하기까지 과정과 이후 김연아의 연기에 대한 찬사로 이뤄져 있다. 아버지의 영향으로 어릴 때부터 육상 영웅 칼 루이스, 제시 오웬스 등 스포츠 스타들을 접한 필자는 2012년 한국인 친구의 소개로 피겨 김연아를 알게 되고 빠져들었다는 내용이다.
4년 전 김연아의 밴쿠버올림픽 영상을 접한 필자는 절대 완벽(absolute perfection)의 연기를 보고 존경과 감화의 감정에 압도당했다고 털어놨다. 이후 세계선수권과 국내 대회까지 김연아의 경기를 빠짐없이 찾아보는 등 '연아 앓이'에 빠진다.
▲"기만적 판정에 실망…그래도 당신이 챔피언"
하지만 곧이어 "(금메달에 연연하지 않고) '올림픽이 끝나서 기쁠 따름'이라고 말한 것은 당신같은 챔피언에게만 어울린다"고 찬사를 보냈다. "당신은 챔피언으로 왔고, 여왕으로 남았다"는 표현도 썼다.
편지 말미에 필자는 "당신의 유산은 후대에 결코 범접할 수 없는 업적으로 남을 것이고 찬란한 이야기는 영원히 빛날 것"이라는 최고의 헌사를 적었다. 이어 "그대가 전 세계 무수한 팬들의 삶에 줬던 행복과 즐거움이 자신의 인생 제 2막에 가득하길 바란다"는 진심어린 당부로 편지를 마무리했다.
특히 마지막에 '감사합니다'는 한국어 인삿말로 진한 여운을 남겼다. 김연아에 대한 애정이 어느 정도인지 느껴지는 대목이다. 김연아로서는 소치올림픽 금메달보다 값진 선물이 아닐까.
(바룬 R 씨는 피겨뿐만 아니라 골프와 이종격투기 등 스포츠 전반에 걸쳐 '스포츠키다'에 기고하고 있다. 약물 문제 등에까지 관심을 보이고 있는 스포츠 마니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