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기사 CBS 노컷뉴스 14. 3. 17 롯데칠성 '위생등급 속인 우유, 커피에 넣어 판매?', 3. 18 롯데칠성 '위생등급 낮은 우유', 3년 이상 공급돼)
문제를 인지하고 두 달이 넘도록 해당 우유의 제품 사용여부조차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소비자들의 불신이 커지고 있다.
◈ 너무 쿨한(?) 롯데칠성의 대응
대전CBS의 보도 이후 롯데칠성음료 측은 "지난 1월 문제를 접하고 납품업체에 문의했을 때 생산본부장으로부터 '1A등급 우유를 납품했다'는 증명서를 받았다"며 "그런데 이제 와서 납품업체가 1B등급을 납품했다고 말을 바꿔 당혹스럽다"고 해명했다.
제품에 잘못된 원재료가 들어갔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행정당국의 조사까지 시작된 상황에서 상대 업체가 발급해준 증명서만 확인하는 '소극적' 조치를 취한 것이다.
롯데칠성은 또 "납품업체가 보낸 1B등급 성적서는 업체 측에서 잘못 기록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현재로서는 1B등급 우유가 정말 같이 공급된 것인지, 아니면 납품업체의 일방적인 주장인지 모르는 만큼 조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위생등급이 낮은 우유'가 제품에 들어갔는지 등을 지금까지 파악하지 못했다는 설명인데, 업계에서는 롯데 측의 '확인'이 불가능한 상황만은 아니라는 반응이다.
우유업계의 한 관계자는 "모든 우유는 관련법에 정해진 기관을 통해 등급 판정의 근거가 되는 성적을 받게 되는데, 이 성적서 원본은 수정이 불가능한데다 기관에서도 3년 동안 보관하도록 돼있다"며 "이미 사용된 우유라도 '기록'은 그대로 남아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회사와 제품 브랜드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는 사안인데도 오히려 납품업체의 주장에 휘둘리는 듯한 모습은 대기업으로서 걸맞지 않은 대응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 "롯데, 정말 몰랐다면 더 문제"
이 같은 상황을 지켜보는 소비자들은 대체로 답답하고 화가 난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누리꾼은 "롯데가 몰랐는지도 의심스럽지만 정말 몰랐다면 그건 더 문제 아니냐"며 "상식적으로 납품업체가 뭘 보냈는지도 모른다는 게 이해가 안 된다"고 꼬집었다.
인터넷 카페와 SNS에는 "대기업 관리가 이렇게 부실해서야", "앞으로 어떻게 믿고 사먹겠느냐" 등의 반응이 잇따르기도 했다.
대학생 김영국(26) 씨는 "가격도 비싼 프리미엄 커피가 진짜 '프리미엄'이 아니라면 누가 먹겠느냐"며 "소비자 기만으로밖에 볼 수 없는데 정확히 조사해 달라"고 말했다.
소비자단체들도 롯데의 진상 파악은 '선택'이 아닌 '의무'라며 질타했다.
대전주부교실 관계자는 "칸타타 등의 제품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소비자들은 정확하게 알아야 될 권리를 박탈당한 것"이라며 "소비자단체협의회 차원에서도 논의가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