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크림 합병조약 서명…우크라동부 불개입 천명(종합)

"크림은 러시아의 떼어낼 수 없는 일부…우크라 분열 원치 않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크림 자치공화국의 러시아 합병 조약에 서명했다.

푸틴 대통령은 합병조약 서명에 앞서 이날 상하원 합동 연설에서 "크림 반도는 언제나 러시아의 떼어낼 수 없는 일부였다."라고 말해 크림 합병 의지를 표명했다.

푸틴 대통령은 크림 주민투표 이후 처음 행한 연설에서 "크림은 러시아의 구성원이 될 것이며 강력하고 안정적인 자주권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이어 크림의 자주권은 "오늘날 러시아만이 현실적으로 이를 보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푸틴은 또 "우크라이나로 크림을 양도한 것은 니키타 흐루시초프 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의 개인적인 판단"이라며 "이는 당시 헌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덧붙여 "크림은 언제나 사람들의 마음속에 러시아와 불가분의 관계로 남아 있었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와는 형제국인 만큼 크림 사태 탓에 관계를 훼손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리는 우크라이나의 분열을 원치 않는다. 러시아가 크림에 이어 다른 지역도 합병할 것이라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의 이 같은 발언은 크림 이외에 우크라이나 동부 등 다른 지역에 대해서는 영토적 야심이 없음을 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그는 현 우크라이나 과도정부를 향해서는 "신(新)나치"라 지칭하며 "그들은 권력을 잡고자 테러와 살인, 학살을 서슴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푸틴은 크림 주민투표를 앞두고 현지에 병력을 증파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우크라이나와 협정에 따라 2만5천명까지 병력을 주둔시킬 수 있다"고 반박했다.

앞서 우크라이나 과도정부는 양국 협정에 따라 크림 세바스토폴에 주둔하는 러시아군은 1만2천500명으로 제한됐지만, 러시아가 무력위협을 위해 2만2천명까지 병력을 늘렸다고 주장한 바 있다.

푸틴은 크림의 귀속 이후에 대해서는 "우크라이나어, 타타르어, 러시아어를 공식언어로 채택하겠다"며 현지에 포용정책을 펼칠 것을 시사했다.

이 같은 푸틴의 발언은 귀속 이후 혹시 모를 타타르족의 반발에 대비한 정치적 포석으로 풀이된다. 크림에 거주하는 타타르족은 2차 대전 시절 나치에 협조했다는 이유로 옛 소련 스탈린 정권시절 핍박을 받은 탓에 이번 귀속 결정에 극렬히 저항했다.

생방송으로 중계된 50분간의 연설에서 푸틴은 시종 단호한 어조로 크림 주민투표의 합법성과 크림의 러시아로의 귀속에 대한 당위성을 거듭 주장했다.

러시아 의회와 내각으로 구성된 참석자들 또한 수차례 기립박수와 환호를 보내며 그의 연설을 지지했다.

이날 국정 연설 직후 푸틴 대통령과 세르게이 악쇼노프 크림 공화국 총리 등 양측 지도자들은 크림의 러시아 합병 조약에 서명했다.

합병 조약은 러시아 헌법재판소의 승인과 상하원의 비준을 얻어 발효된다. 발렌티나 마트비옌코 러시아 상원의장은 조약 비준 절차가 이번 주말까지 완료될 것이라고 말했다.

크림 공화국은 전날 우크라이나로부터의 독립과 주권국 지위를 선포하고 유엔과 국제사회에 이를 승인해 줄 것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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