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의 경우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두 차례나 수정한 것을 비롯해 최근 5년간 무려 10차례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놓고 오락가락 행보를 보였다.
이처럼 한은의 ‘실력’이 떨어지는 것을 놓고 다양한 분석이 제기됐다.
최근에는 박사급 전문 인력에 대한 홀대 문제와 연관 지은 관측도 설득력 있게 나온다.
민주당 이인영 의원은 이주열 한은 총재 후보자의 19일 청문회를 앞두고 한은의 박사 인력 현황을 분석했다.
지난해 6명의 박사들이 조직을 등졌다.
최근 5년간으로 치면 36명, 한해 평균 7명의 박사가 한은을 떠났다. 정년퇴직을 뺀 숫자니까 중도에 한은에서 하차한 전문인력들인 셈이다.
한은에는 박사가 대접받지 못하는 문화가 자리 잡고 있다고 한다.
한은 관계자는 “보통 주류에 끼지 못하는 사람들이 유학을 떠났다. 후일을 도모하기 위해서다. 실제로 유학을 마치고 돌아오면 인사고과에서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해 주요보직에서 배제되는 경우가 많았다. 조직을 떠나는 사람은 그런 사람들이다.”고 말했다.
그나마 김중수 총재 시절 박사급 인력을 파격적으로 중용하면서 분위기는 나아졌다고 하지만 전반적인 경향은 바뀌지 않고 있다.
한은에는 124명의 박사 학위 소지자가 재직중이다. 일견 많아 보이지만 한은 전체직원이 2,240명인 점을 감안하면 적은 숫자다. 전체의 5.5%에 지나지 않는다.
대부분의 직원이 박사급으로 채워지는 미국 중앙은행과 차이가 나는 대목이다.
뉴욕 컬럼비아 대학에서 방문교수로 활동중인 성태윤 교수(연세대 경제학부)에 따르면 12개 연방은행 가운데 하나인 뉴욕 연준은행의 Research Group(연구 부문)만 놓고 보더라도 경제학박사들이 75~80명이 포진해 있다고 한다.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전체로 보면 300명 내외의 경제학 박사가 연구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같은 업무를 담당하는 한국은행의 경제연구원에는 고작 34명의 박사가 근무하고 있다.
성 교수는 “미국 연준에서 연구업무를 수행하는 경제학박사들 외에 실제 정책결정 및 정책집행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경제학박사들까지 하면 그 인원은 엄청나다”며 “그런 이유 때문에 연구부서가 내놓는 연구의 질 역시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고 평가했다.
미국 연방은행이 연구부문의 방대한 양과 높은 질에 바탕해 정책결정을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성 교수는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결정이 전문적인 연구에 기초하지 않은 채 경험적인 한은 내부 논리로 주축을 이루면 곤란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