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산 돼지고기' 품귀…매점매석 의혹

수입량 35% 증가했는데 가격은 10% 이상 폭등

(사진=이미지비트 제공/자료사진)
서민들이 즐겨 먹는 돼지고기 삼겹살과 목살, 등심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수급조절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특히, 수입산 돼지고기는 시중에 물량이 없어 식당들이 웃돈을 주고 확보하는 상황이다.

돼지고기 수입업자들의 담합과 매점매석이 의심되고 있다.

◈ 수입산 돼지고기…수입물량 늘었는데 '품귀현상'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따르면 지난 1월 국내에 들어 온 수입산 돼지고기는 모두 2만1,073톤으로 지난해 12월 1만5,573톤 보다 35.3%나 증가했다.

미국산 돼지고기는 지난해 12월 6,892톤에서 올해 1월은 9,486톤으로 37.6%나 증가했고, 칠레산 돼지고기는 1,020톤에서 1,667톤으로 무려 63.4%나 급증했다.

이처럼 수입산 돼지고기는 크게 늘어났지만 시중에서는 물량이 없어 난리이다.

돼지갈비집을 운영하는 김철기(46·인천 남동구) 씨는 "지난주부터 칠레산 목살과 갈비를 구할 수가 없다"며 "킬로그램 당 시중 소매가격 보다 500원 이상 웃돈을 주고 10상자를 구입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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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입 돼지고기 가격 폭등

칠레산 돼지 목살의 경우 지난 5일까지만 해도 1kg에 7,500원 선에서 거래됐으나 지난 12일에는 8,500원으로 불과 일주일 사이에 13%나 급등했다.

또 독일산 냉동 삽겹살의 경우도 도매가격이 지난달 평균 5,500원 선에 판매됐으나 지난 12일 현재 6,000원으로 10% 정도 올랐다.


김철기 씨는 "17년 동안 갈비집 장사를 했지만 수입산 목살을 웃돈까지 줘가면서 9,000 원씩에 구입한 것은 처음"이라며 "국내 돼지고기 유통시장이 잘못돼도 크게 잘못됐다"고 비판했다.

김 씨는 또 "미국산 수입 소갈비 1kg을 9,100원에 매입하고 있다"며 "돼지갈비와 소갈비가 단 돈 100원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게 이해가 되느냐"고 반문했다.

정부는 한·미 FTA, 한·EU FTA 등으로 수입산 돼지고기 만큼은 저렴한 가격에 먹을 수 있다는 점을 항상 강조해 왔다. 하지만 현재 국내 수입산 돼지고기 시장은 정반대 흐름을 보이고 있다.

◈ 그 많은 수입 돼지고기…'어디로 갔나?'

그렇다면 국내로 들어 온 수입산 돼지고기는 어디로 갔을까?

서울에서 갈비집을 운영하는 박도환(55) 씨는 "칠레산 돼지고기의 경우 수입업체들이 평소에는 일주일에 컨테이너 1개 분량을 풀었는데, 지금은 2주일에 한 번씩 방출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박 씨는 "수입산 돼지고기가 사라지면서 소매가격이 폭등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입업체들이 물량을 냉동창고에 쌓아놓고 가격이 더욱 오를 때까지 방출하지 않고 있다는 의혹이 드는 대목이다.

익명을 요구한 유통 관련 협회 간부는 "국내산 돼지고기는 물론 수입산 돼지고기 값이 계속해 오를 것으로 보이자 일부 유통업체들이 수입 물량을 쌓아놓고 매점매석을 하는 것으로 의심이 든다"며 "노골적으로 폭리를 취하겠다는 의도가 아니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칠레산 돼지고기 수입업체인 H사 관계자는 "수입고기를 전국 10개 대리점에 모두 분배하고 있다"며 "따로 재고를 쌓아놓지는 않는 구조인데 물량이 딸린다거나 웃돈이 오고간다는 이야기는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대리점들이 매점매석하는지 여부에 대해선 알지 못하고, 관여할 사안도 아니다"라는 입장을 전했다.

(관련기사: CBS노컷뉴스 2014. 3. 19 삼겹살 값 폭등에 돼지 확보전쟁 "계속되면 식당 닫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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