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기사 CBS 노컷뉴스 14. 3. 17 롯데칠성 '위생등급 속인 우유, 커피에 넣어 판매?')
대전시 특별사법경찰수사팀은 해당 우유의 최근 3년간의 거래 자료를 확보해 분석에 나섰다.
원재료로 명시된 '1A등급'보다 낮은 등급의 우유가 장기간 공급되는데도 롯데칠성 측에서 사실상 손을 놓고 있었던 것으로 볼 수 있어, 논란의 수위가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 2010년 계약 이후 최근까지 낮은 등급 우유 공급돼
대전CBS 취재 결과 롯데칠성과 우유 납품업체 간 계약이 이뤄진 건 지난 2010년.
납품업체 관계자는 "롯데와 거래를 한 지는 오래됐다. 우리에게는 큰 고객"이라고 말했다.
그때부터 최근까지 1A등급과 함께 1B등급 우유도 일부 납품했다는 것인데, 특히 이 과정에서 '1B등급'이라고 기록된 시험성적서 역시 수차례 롯데 측에 전달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관계자는 "일주일에 1~2번꼴로 롯데칠성 측에서 요청이 올 때마다 납품했고 성적서도 함께 보냈다"며 "이전에도 1B등급이라고 기록된 성적서가 여러 번 갔다"고 주장했다.
반면 롯데칠성음료는 이에 대해 "성적서는 납품업체 측에서 잘못 기록한 것이고 당연히 1A등급을 공급받고 있다고 생각했다"고 해명했다.
롯데칠성 측은 "계약서상에 1A등급을 직접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우리가 생산하는 제품의 규격에 맞춰 납품해달라는 요구가 담겨있으며, 가격 역시 1A등급에 맞게 책정해 지급했다"고 주장했다.
또 "계약을 체결하기 전 1A등급 납품이 가능한지 업체 측에 확인도 했다"며 "당연히 1A등급 우유를 받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1B가 일부 공급됐다고 해서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대전시 특사경은 롯데칠성과 납품업체 양측에서 내부 문건과 관련자료 등을 확보한 상태다.
◈ 롯데, '1B등급 성적서' 왜 확인 안 했나
롯데칠성 측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우유가 납품되는 과정에서 '1B등급 성적서'가 수차례 전달됐음에도 롯데 측이 왜 확인 절차를 거치지 않았는지는 여전히 의문으로 남아있다.
한 우유업체 관계자는 "요즘 우유 나오는 추세가 다 1등급이기 때문에 업계에서 1A와 1B를 구분하는 건 가장 기본"이라며 "성적서를 잘못 기록했다는 것부터가 말도 안 되지만, 왜 잘못된 성적서를 받았을 때 확인하지 않았는지 모르겠다"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우유 납품업체는 '1등급'으로, 롯데 측은 '1A등급'으로 주장하는 등 논란의 여지를 남긴 계약내용 역시 업계에서는 대체로 일반적인 상황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유업계의 한 관계자는 "1A등급은 기존 1등급과 구분해서 나온 것이기 때문에 1A라고 분명하게 밝혀줘야 된다"며 "업계에서는 1A는 '1A등급'이나 '1등급A', 1B는 그냥 '1등급'으로 표기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우유 등급을 판정하는 원유검사 실시기관에서도 "A가 빠지고 그냥 세균 수 1등급 우유라고 하면 1A와 1B등급 모두가 해당되는 사항"이라고 밝혔다.
앞서 롯데칠성음료가 최상급 우유만을 사용했다며 주력상품으로 내세우고 있는 '칸타타'와 '엔제리너스' 등 프리미엄 커피 제품에서 그보다 낮은 위생등급의 우유가 일부 포함돼 유통된 정황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