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외무장관들은 17일 브뤼셀에서 러시아 대한 제재를 결정한다. 지난 주말 EU 28개 회원국 대사들은 제재 명단 작성을 위한 막판 조율 작업을 벌였다.
EU 역내 자산동결과 여행금지 등의 조치가 내려지는 제재 대상 명단에는 크림 반도 위기에 책임이 있는 러시아의 유력 정치인과 군부 인사가 포함됐다고 EU 소식통들이 전했다.
그러나 20∼30 명으로 예상되는 제재 리스트에 정부 고위관리는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협상 파트너들을 제재 대상에 넣기는 어렵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러시아 최대 기업인 가스프롬의 CEO 등 경제계 인사들이 제재 대상에 들어갈지 여부가 논란이 되고 있다. 일부 언론은 경제인들이 제제 대상에 포함될 것이라고 보도했으나 EU 관계자들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러시아가 긴장 완화 조치를 취하지 않고 크림 합병을 추진하면서 독일, 프랑스, 영국 등 유럽 주요 국가들이 러시아에 대한 제재 강화 방침을 굳힌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불가리아 등 일부 국가들이 제재 여파로 인한 피해를 의식해 러시아 제재에 반대 입장을 표명해 EU 외무장관 회의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윌리엄 헤이그 영국 외무장관은 회의에 앞서 기자들에게 EU가 러시아에 대한 제재에 합의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히고 오는 20∼21일 열리는 EU 정상회의에서 추가적인 제재를 부과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EU는 러시아 제재와 함께 우크라이나에 대한 경제적 지원을 가속화하고 있다.
EU 집행위원회는 오는 19일 우크라이나 정부에 16억 유로(약 2조4천억원)의 재정 지원 패키지를 발표할 예정이다.
EU의 이번 지원금은 우크라이나 정부 예산에 직접 들어가는 지원금이라고 EU 소식통이 전했다.
앞서 EU는 경제위기에 빠진 우크라이나에 차관과 무상 공여 등 110억 유로(150억 달러, 약 16조5천억원)의 유무상 지원을 앞으로 수년간 제공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또한 EU는 우크라이나산 농산물과 섬유 제품 등에 대한 수입 관세를 철폐하는 등 우크라이나에 연간 5억 유로(약 7천500억원) 상당의 통상 혜택을 제공할 예정이다.
우크라이나에서 3개월 이상 계속된 반정부 시위 사태로 친러시아 정부가 붕괴하고 친서방을 표방하는 야권이 권력을 장악함에 따라 EU는 우크라이나의 민주화와 경제 발전을 지원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EU는 경제적 지원과 아울러 협력협정의 정치 부문을 우선 체결하고 자유무역협정(FTA) 등 경제 분야 협력협정 체결도 서두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