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이름은 독도예요"…재미동포의 '무한 독도 사랑'

최익철 씨, 오토바이·밴에도 독도 번호판 달고 적극 홍보

"내 이름은 '독도'예요."

이름까지도 'DOKDO'(독도)'로 바꾸면서 끝없는 독도 사랑을 펼치는 재미동포 최익철(57) 씨는 한국인보다 미국인들에게 더 관심을 끌고 있다.

그는 즐겨 타는 모터사이클 할리데이비드슨과 이를 싣는 트레일러, 여행용 밴의 번호판을 모두 'DOKDO'로 바꿔 달고 다니는 것도 모자라 지난해 시민권을 취득하면서 'DOKDO Choi'(독도 최)로 개명했다.

26년 전 미국에 이민해 LA에서 거주해온 최 씨는 캘리포니아 일대에서는 '달리는 독도맨'으로 알려졌다.


건축 리모델링업을 하는 그는 작업장을 오갈 때는 물론 공휴일이면 어김없이 오토바이를 끌고 거리를 질주한다. 17일 전화 통화에서도 "방금 전 LA 곳곳을 투어하고 들어왔다"고 털어놓았다.

"오토바이를 끌고 다니며 명함을 건네면 미국인들은 '무슨 뜻이냐', '왜 그러느냐'고 질문을 해요. 그러면 '독도는 한국의 아름다운 섬인데 일본이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고 있어요. 그래서 독도를 알리려고 이런답니다'라고 설명해주죠. 그들은 대답을 듣고는 엄지손가락을 치켜들며 '파이팅'을 외칩니다."

이름이 특이하다고 설명을 요청한 시민권 면접관도 독도에 대해 알려주자 손뼉을 치며 그를 격려해줬다고 한다.

그러나 일본인이 운영하는 카페나 쇼핑몰에 들렀다가 봉변을 당하기도 했다.

"오토바이 독도 번호판을 본 카페 주인은 나가라며 제 등 뒤에 커피를 뿌렸죠. 쇼핑몰 경비원도 앞을 가로막고는 들어갈 수 없다고 제지하더라고요. 이를 뚫고 들어갔지만 매장 대표는 저를 보자마자 욕을 하며 나가라고 소리를 쳤어요. '손해를 끼치지 않았는데 왜 이러느냐'고 항변하며 경찰을 부르겠다고 했더니 물까지 뿌리더군요."

여러 차례 수모를 겪었지만 최 씨가 더 참을 수 없는 것은 한인들의 무관심이다.

"제가 좋아하는 일이라 '왜 그러고 다니느냐'며 한심해 하는 것까지는 이해할 수 있지만 독도에 대해 잘 모르는 것에는 화가 납니다. 특히 2∼3세들이 '독도가 뭐냐'고 물어오면 가슴이 답답합니다. 그래서 더 열심히 오토바이를 타고 거리를 달리는 겁니다."

최 씨가 이처럼 독도 사랑에 빠진 것은 지난 2006년 모터사이클을 타고 전 세계를 돌며 독도를 알리는 '독도 라이더'를 만나면서부터다. 당시 북미주와 유럽 등을 달리며 독도 홍보에 나선 이들이 LA를 찾았을 때 그는 숙식을 제공했다.

"젊은이 4명이 독도를 알리겠다고 열심히 달리는 것을 보고 감명받았어요. 그래서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기 위해 저도 작은 아이디어를 냈던 것이죠. 우선 할리데이비드슨에 독도 그림을 그려넣고, 번호판을 바꿔 달았어요."

그는 독도 라이더 2기와 3기를 비롯해 지난주 LA에 도착한 4기까지도 맞이해 일정을 챙겨줬고 함께 거리를 누볐다.

그에게는 한 가지 목표가 있다. 자신의 오토바이로 일본의 거리를 달리는 것이다. 봉변을 당하고 내쫓길 것이 불 보듯 뻔하지만 미국 시민권자이기에 함부로 대하질 않을 것이란 막연한 생각에 실행 여부를 놓고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일본에 가기 전까지는 특별한 일이 없는 한 '독도 알리기 투어'를 계속 진행할 것입니다. 몸은 고국을 떠나 있지만, 한인 2∼3세들에게 올바른 역사관을 심어주고 싶습니다. 우리는 대한민국 사람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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