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은 이달 초 이탈리아 일간지 '코리에레 델레 세라'와 인터뷰에서 "내가 교황이 된 지 3일 뒤에 시 주석이 (중국의 국가주석으로) 선출됐다"면서 "그때 시 주석에게 편지를 썼고 그도 내게 답장을 보냈다"고 말했다고 가톨릭 뉴스 매체인 유씨에이엔(UCAN)이 보도했다.
교황은 또 "우리와 중국은 관계가 유지되고 있다"라면서 "중국인들은 위대한 민족이며 나는 그들을 사랑한다"고 덧붙였다.
교황은 지난해 3월13일 선출됐고 시 주석은 다음날인 14일 국가 주석으로 선출돼 교황의 날짜 기억에는 착오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교황이 중국 문제에 대해 언급한 것은 취임 이후 이번이 처음으로, 이는 오랫동안 갈등을 빚어온 중국과 바티칸 관계가 개선되는 신호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교황청과 중국 가톨릭계 관계는 교황청이 1951년 대만 정부를 인정한 이후 단절됐다. 이후 중국 정부는 자국 내 가톨릭 신도를 관리하기 위해 1957년 관제단체인 천주교애국회를 만들었다.
양측 관계는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취임하면서 회복되는 기미를 보이기도 했으나 2010년 중국이 교황청의 반대에도 천주교애국회 소속 신부를 주교로 서품하면서 다시 악화했다.
중국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즉위 미사 때도 마잉주(馬英九) 대만 총통이 참석한 데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중국 가톨릭 관측통인 쿤핑훙(管平雄)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중국과 바티칸 관계, 중국 가톨릭 문제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시 주석과 편지 교환 사실을 공개한 것은 양측 지도자들이 관계 개선을 바라고 있음을 외부에 보여주는 것이란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그러나 수십 년 동안 중국과 바티칸 관계가 여러 차례 기복을 경험하면서 양측은 각자가 감내할 수 있는 최저선과 마주쳐야 할 난제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