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7일 오전(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크림 주민투표는 우크라이나 헌법에 위배되는 것"이라며 "미국과 국제사회는 (투표 결과를) 결코 인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백악관은 성명을 통해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에게 "러시아의 행동은 우크라이나 주권과 영토보전을 침해하는 것이며, 미국은 유럽 국가들과 협력해 러시아에 추가적인 대가를 부과할 준비가 돼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푸틴 대통령은 크림 주민투표는 완전히 합법적이며 "국제법과 유엔 헌장에 나온 규정에도 들어맞는 것"이라고 반박했다고 크렘린궁은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또 유럽안보협력기구(OSCE)가 크림반도만 감시할 것이 아니라 우크라이나 전역을 감시해야 한다고도 오바마 대통령에게 말했다.
크렘린궁은 두 정상이 "(양측의 입장) 차이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 사태를 안정시킬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백악관의 제이 카니 대변인은 별도 성명을 내고 "우크라이나의 미래가 우크라이나 정부 없이 결정되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면서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미 크림의 자치권 확대를 인정하고 5월 대선을 통해 국민의 뜻을 받아들이겠다는 뜻을 밝혔기 때문에 이번 선거는 할 필요조차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러시아가 국제사회의 중재안을 거부하고 군사개입을 강행했다고 비판한 뒤 "러시아의 행동은 위험하고 안정을 해치는 것"이라며 "국제사회에 이런 행동을 규탄하고, 그에 따른 대가를 치르게 하고, 우크라이나 국민과 영토보전과 주권을 지지할 것을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프랑스의 로랑 파비위스 외무장관도 성명을 통해 주민투표가 "우크라이나 헌법에 어긋나는 것"으로 "불법적"이라고 밝혔다.
파비위스 장관은 러시아가 유엔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 중 하나로 "국제무대에서 특별한 책임이 있다"며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영토보전을 인정하고 존중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국의 윌리엄 헤이그 외무장관도 성명을 통해 "주민투표 방식이 합법적이라고 어느 누구도 설득하지 못한다"며 영국은 투표 결과를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헤이그 장관은 유럽연합 외무장관들이 러시아에 강력한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