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의 '강압 통치'를 피해 망명 길에 나선 이들에 대한 처리를 놓고 중국은 강제 송환을 요구하고 있지만 미국은 인도적인 조치를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소리(VOA) 방송,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 등은 14일(현지 시간) 태국 경찰이 지난 12일 남부 송클라주 한 고무농장 뒤 산속 정글에 있는 은신처를 급습해 남자 78명과 여자 60명, 어린이 82명 등 약 220명을 붙잡았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해당 위구르인들은 경찰에서 중국으로 송환되는 것을 피하려고 터키어를 사용하며 터키인이라고 주장했으나 조사 결과 말레이시아를 거쳐 터키로의 망명을 희망하는 위구르족으로 밝혀졌다고 VOA는 전했다.
소식통들은 태국 당국이 당초 밀입국한 이들을 중국에 송환한다는 방침 아래 태국주재 중국대사관과 접촉하고 관련 사실을 통보했다고 전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중국 대사관의 한 외교관이 13일 이들이 수용된 시설을 방문해 영사 면접을 통해 "당신들은 위구르족이다, 우리는 당신들을 중국으로 데려갈 테니 걱정하지 말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해당 위구르인들은 중국 당국이 이미 이번 사안에 개입한 것을 알고 불안에 떨면서 중국 영사에게 "우리는 터키인이다"라는 말 이외엔 침묵을 지켰다는 것이다.
이들 위구르인은 난민관련 인도지원 업무를 하는 유엔난민기구(UNHCR)와 접촉해 정치적 망명을 허용받기를 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미국 국무부는 태국이 인신매매 조직의 소굴에서 위구르족 200여 명을 구출해 낸 것을 환영하면서 이들을 신중하게 처리해달라고 촉구했다고 VOA는 전했다.
마리 하프 국무부 부대변인은 "우리는 태국 정부가 이들에게 안전을 보장하고 이들의 인도적 요구를 만족하게 해 줄 것을 촉구한다"면서 미국은 국외로 탈출한 위구르인들이 송환되면 심한 고초를 겪게 될 것이란 인권단체들의 우려를 알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 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는 14일 발표한 성명에서 태국 정부에 해당 위구르인들을 중국에 강제 송환하지 말라고 촉구하고 이들은 강제 송환되면 잔혹한 처벌을 받게 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시했다.
태국을 비롯해 중국과 인접한 동남아 국가들은 중국과의 협력 관계를 중시해 최근 수년간 자국으로 탈출해온 위구르인들을 중국에 강제 송환해 왔다고 RFA는 전했다.
신장위구르에 송환된 위구르인들은 탈출의 대가로 종신형 등 가혹한 처벌을 받고 있다고 RFA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