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손요(중국인, 방송인)
전지현, 김수현이 출연한 얼마 전 끝난 드라마죠. ‘별에서 온 그대’. 혹시 여러분 보셨습니까? 이 ‘별에서 온 그대’가 지금 중국대륙을 흔들고 있답니다. 드라마에서 전지현이 치킨과 맥주 얘기를 한 적이 있는데 그 날부터 치킨집에 치킨이 동나고 있고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라는 게 있는데요. 거기에서도 이 ‘별그대’ 이야기가 논의됐을 정도라는데요. 도대체 어느 정도인지 왜 중국인들은 이 드라마를 우리보다 더 좋아하는 건지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 궁금증을 풀어보죠. ‘미녀들의 수다’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중국인이시죠. 손요 씨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손요 씨, 안녕하세요.
◆ 손요>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 김현정> 한국에서 방송 활동하시는데 중국도 자주 다녀오세요?
◆ 손요> 네, 중국에 자주 갔다와요.
◇ 김현정> ‘별에서 온 그대’가 진짜 열풍입니까 아니면 조금 과장된 기사들을 우리가 보고 있는 겁니까?
◆ 손요> 제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중국에서 진짜 인기가 많더라고요.
◆ 손요> 저는 이 드라마 처음 봤을 때 '저거 중국사람 좋아하는 스타일이다'라는 것을 느꼈거든요. 원래 중국사람들이 한류드라마를 좋아하는데 지금까지 한국드라마는 몇 년 동안 삼각관계나 아니면 불륜이야기 나오고 이런 게 많았었는데 그것도 재미있었지만 조금 식상할 때가 됐어요. 이제 새로운 드라마가 나와야 되는데 바로 ‘별에서 온 그대’, 다른 드라마랑 차원이 다르게 새롭게 나타난 거죠.
◇ 김현정> 그렇군요. 우리가 왜 인기 있는가는 조금 후에 분석하기로 하고요. 일단 그 열풍이 어느 정도로 불고 있는지가 궁금해요, 지금 '상상 이상이었다'고 하셨는데 예를 들면 어떤 식이에요?
◆ 손요> 예를 들면 중국은 공산주의잖아요. 관료들이 회의를 할 때 드라마에 대한 얘기를 안 하거든요.
◇ 김현정> 관료들이 회의하는데 남의 나라 드라마 얘기 할 일은 별로 없죠.
◆ 손요> 그런데 이번에는 중국에서 정치회의를 하다가 심지어 높은 관료들도 ‘별에서 온 그대’ 얘기를 하더라고요. 그리고 중국에 어떤 공장이 있는데 직원이 30명 정도 있거든요. 그런데 이거 마지막회 보려고 20 여명이 휴가를 내려고 하는 거예요. 그래서 사장이 무슨 드라마길래 휴가를 다 내냐고 해서 드라마를 보더니 사장이 ‘볼만하네’ 그러면서 같이 쉬자고 한 적이 있어요.
◇ 김현정> 그런 재밌는 에피소드가 기사에 실릴 도로.... 김수현 씨는 얼마 전에 중국 갔다왔는데 국빈대접 받았다면서요?
◆ 손요> 중국에 갔는데 친구들이 같이 모이면 계속 ‘별에서 온 그대’ 김수현 이야기를 하는 거예요. 그리고 전지현 하고 김수현이 입고 나온 패션, 그리고 특히 전지현이 발랐던 립스틱, 중국에서 열풍이거든요. 저한테 계속 물어보고요, 사실 저도 많이 아는 건 아닌데 마치 답변하는 사람이 된 것 같아요.
◇ 김현정> 치맥 열풍도 그렇게 불고 있다는 건 무슨 얘기예요?
◆ 손요> 이번 드라마 때문에 중국사람은 ‘아, 이제 한국 치킨 먹읍시다’ 이런 거에 대한 인식이 생긴 거예요.
◇ 김현정> 우리가 배달해서 먹는 그런 치킨을 중국인들은 안 먹어요?
◆ 손요> 익숙해져 있지 않고 또 한국에 배달 치킨이 있다, 이런 거 많이 몰라요.
◇ 김현정> 많이 몰랐는데 지금은 분위기가 어때요?
◆ 손요> 줄서서 먹을 정도로, 특히 비 오는 날에.
◆ 손요> 사실 전지현 씨를 옛날부터 중국사람들이 좋아했거든요. 예전에 영화 ‘엽기적인 그녀’가 굉장히 중국대륙에서 인기를 얻었어요. 왜냐하면 약간 중국여자 스타일이에요.
◇ 김현정> 몸매와 키와 얼굴이 다 중국사람이 좋아하는 스타일의 여성이다?
◆ 손요>네, 게다가 그런 성격을 되게 남자들이 좋아해요.
◇ 김현정> ‘엽기적인 그녀’에서의 털털한 여성 스타일?
◆ 손요>네, 털털하고, 좀 세고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하고 남자한테 화내기도 하고. 그러니까 약간 이런 성격이 중국 남자에게 통하거든요.
◇ 김현정> 그런 스타일을 중국남자들은 좋아하는군요. 그런데 이번에 ‘별에서 온 그대’에서도 비슷한 캐릭터잖아요, ‘엽기적인 그녀’하고.
◆ 손요> 그래서 딱 맞는 거예요. 그런데 김수현은 (드라마에서) 보수적인 한국 남자스타일이잖아요, 무뚝뚝하고. 예전에 중국 남자하고 다른 거예요. 그러니까 중국 남자는 약간 ‘엽기적인 그녀’ 안에 있는 남자친구 스타일이에요.
◇ 김현정> ‘엽기적인 그녀’에서 차태현이 맡았던 좀 까불까불하기도 하고 약간 약해 보이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한?
◆ 손요> 여자친구한테 때림 당하고 어쩔 줄 모르고 그런 스타일인데 중국 남성들은 김수현 같은 스타일 되고 싶기도 하고, 여성들은 지금까지 차태현 같은 스타일을 봤다가 새로운 김수현 스타일을 보니까 새로운 거예요, 또.
◇ 김현정> ‘별에서 온 그대’를 안 보신 분도 계실지 몰라요. 제가 좀 설명을 하자면 거기에서의 김수현 씨 스타일은 굉장히 과묵하고 유교적인 사상을 가지고 있고 이런 스타일이거든요.
◆ 손요> 네, 게다가 초능력까지 가지고 있잖아요(웃음). 게다가 중국 사람은 약간 오버스럽고 재미있는 드라마를 좋아해요. 그런데 이 드라마는 딱 오버스럽고 재미있는 거예요.
◇ 김현정> 그게 이유군요, 그러니까. 거기서 전지현의 캐릭터도, 김수현의 캐릭터도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캐릭터고 거기다가 이 전반에 흐르고 있는 정서도 중국인들에게 맞는다는 말씀.
그런데 사실 ‘별에서 온 그대’가 한국에서도 방영이 끝난 지 별로 안 됐는데 중국에도 똑같은 때에 방송이 된 거예요, TV에서?
◆ 손요> 아니요. 중국에서 재미있는 드라마는 일단 인터넷에서 하고 만약에 너무너무 재미있으면 다시 TV방영이 되거든요.
◇ 김현정> 그러면 인터넷으로만 방영이 됐는데도 이 정도 열풍이 불었다, 이 말입니까?
◆ 손요> 맞아요, 맞아요.
◇ 김현정> ‘별그대’ 만큼은 아니더라도 중국에서 요즘 인기 있는 한국드라마들이 또 있나요?
◆ 손요> 바로 ‘상속자들’. 이민호하고 김수현하고 중국에서 제일 인기가 많고요.
◇ 김현정> 제가 보도로 듣기에는 이번에 김수현 씨가 중국에 다녀왔는데, 행사의 출연료가 10억이었다는 보도도 있더라고요.
◆ 손요> 맞아요. 그리고 제가 알기로 이민호 같은 경우는 광고는 무지무지하게 들어왔는데 게임 같은 경우에는 60개가 들어왔다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 김현정> 중국이 스케일이 다르네요(웃음). 대륙이라서 그런가요. 들어왔다 하면 광고 60개....
요즘 우리 한류가 전 같지 않다라는 말들도 하던 차였는데 이번 ‘별그대’ 열풍이 불씨를 다시 지펴주는 것 같아서 뿌듯하기도 하고 우리 한류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알려준 것 같아서 도움도 됩니다. 하여튼 손요 씨, 방송 활동 잘하시고 중국에 한류 널리널리 많이 알려주는 역할도 잘 해 주시기 바랍니다.
◆ 손요> 알겠습니다.
◇ 김현정>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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