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54년 韓독도수비대 상주후 '실력행사'도 검토"

日외무성 당국자, 한일회담문서 공개재판 진술서에서 밝혀

1954년 한국의 독도의용수비대가 독도에 상주한 이후 일본 정부가 '실력행사'까지 검토했던 것으로 13일 확인됐다.


이 같은 사실은 일본 시민단체가 제기한 한일기본조약 일본 측 문서공개 소송에서 오노 게이이치(小野啓一) 일본 외무성 북동아시아과장이 재판부에 제출한 진술서에서 드러났다.

오노 과장은 독도와 관련된 일부 문서를 공개할 수 없는 이유를 설명한 대목에서, 1954년 9월께 독도 문제에 대한 자국 정부 내 대처방안 협의 과정에서 실력행사 방안도 검토됐다고 밝혔다.

그는 "일본 정부가 1954년 9월9일 이후 일한 쌍방의 실력행위에 의한 충돌을 피하는 방침을 모색했지만 그런 방침에 이르는 과정에서 정부 내부에서 검토된 대처 방침은 (공개될 경우) 향후 유사한 분쟁에서 (타국이) 일본의 대처 방안을 추측할 수 있는 수단이 된다"면서 그 '대처 방침'에 "실력행사와 관계있는 방침도 검토됐다"고 적었다.

진술서에 거론된 1954년 9월9일은 한국 독도의용수비대가 독도에 상주한지 약 5개월이 지난 시점이자, 일본 정부가 독도 문제를 국제사법재판소에 회부하자고 한국에 최초로 제의(1954년 9월25일)하기 직전이다.

이와 함께 일본 측이 공개를 거부한 문서에는 한국측이 비공개를 전제로 한 협의에서 독도 문제의 국제사법재판소 제소 방안에 찬성할 수 없는 '진짜 이유'를 솔직하게 밝힌 내용이 적혀 있다고 오노 과장은 밝혔다.

오노 과장은 또 박정희 전 대통령이 재임시절 주한 미국대사와 면담했을 때 발언한 내용과 주한미국대사관 참사관이 독도 문제에 대한 미국 측 의견을 밝힌 내용 등도 미국 정부의 입장 등을 감안해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오노 과장은 이날 도쿄고법에서 열린 한일조약 문서공개 3차 소송 항소심 속행 재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했다.

그는 독도 문제에 대해 "한국이 1950년대에 힘으로 불법점거를 했으며, 한일회담 후에도 불법점거 조치를 강화했다"고 밝힌 뒤 "2012년 8월 이명박 (당시) 대통령의 상륙(독도 방문)도 있었다"며 "국제법에 근거해 평화적으로 해결하려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오노 과장은 또 일부 문서의 경우 공개되면 한국이 독도 문제와 관련한 자국 입장을 강화하는 자료로 쓸 수 있다며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일본은 한국 정부가 2005년 8월, 1965년 한일기본조약과 관련된 한국측 문서를 전면 공개한 뒤에도 자국 문서를 공개하지 않다가 일본 교수, 변호사 등으로 구성된 시민단체 등의 압력에 밀려 문서를 공개했지만 전체 분량의 25%가량은 비공개 처분했다.

이에 대해 일본 교수·변호사가 중심이 된 시민단체와 한국 측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등이 비공개 처분을 취소하라는 행정소송을 3차에 걸쳐 제기했다.

그 결과 1차 소송은 원고 승소, 2차 소송은 원고 패소로 끝났고 현재 진행 중인 3차 소송은 2012년 10월 1심에서 원고가 승소한 가운데 항소심이 진행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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