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의 핵심은 누가 뭐래도 김선형이다. 김선형의 빠른 스피드를 앞세운 속공이야말로 SK의 가장 큰 무기다. 여기에 플로터까지 갖췄다. 가끔 무리한 플레이가 나오기도 하지만 SK 문경은 감독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신이 나야 잘 풀리는 김선형이기에 통제를 하는 것보다 그냥 놔두는 것이 도움이 된다는 생각이다.
문경은 감독은 13일 오리온스와 6강 플레이오프 1차전을 앞두고 "맘대로 못하게 하면 (주)희정이가 뛰는 게 낫다"면서 "정규리그에서는 놔두고, 플레이오프에서 슛을 가려서 하라고 하면 제대로 못 뛴다"고 말했다.
김선형이 최대한 편하게 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겠다는 복안이었다.
반면 오리온스 추일승 감독은 김선형을 최대한 괴롭히려는 작전을 짰다. 추일승 감독은 "아무래도 SK에서 무서운 것은 김선형과 애런 헤인즈"라면서 "김선형이 픽 앤드 롤과 헤인즈의 아이솔레이션을 막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초반 김선형은 오리온스 수비에 막혔다. 추일승 감독의 작전대로 픽 앤드 롤 플레이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스크린을 받은 뒤 건네는 패스마다 오리온스 수비에 걸렸다. 2쿼터까지 실책만 3개였다.
하지만 해결사 본능은 여전했다. 2쿼터 넉넉한 리드를 잡은 SK가 3쿼터 막판 56-54, 2점 차까지 쫓기자 김선형의 질주가 시작됐다.
3쿼터 종료 2분49초를 남기고 3점포를 꽂은 김선형은 곧바로 자유투 2개를 모두 성공시켰다. 종료 2분1초전에는 장기인 속공도 나왔다. 김선형의 계속된 돌파에 오리온스 수비는 파울로 막을 수밖에 없었다. 결국 김선형은 자유투 4개를 더 성공시켰다. 혼자 11점을 올리는 데 2분이면 충분했다. 2점 차였던 스코어는 3쿼터 종료와 함께 69-59로 다시 벌어졌다.
김선형은 팀 내 최다인 19점을 올렸다.
결국 SK는 오리온스를 84-73으로 제압했다. 김선형의 원맨쇼에 기세가 꺾인 오리온스의 4쿼터 추격은 없었다. 먼저 1승을 챙긴 SK는 4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향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1차전 승리 팀이 4강 플레이오프에 오를 확률은 94.1%(34회 중 32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