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법무부는 스위스 2위 은행인 크레디트스위스의 전직 직원이 미국인 고객을 도와 스위스 비밀계좌에 자산을 숨기는 것을 도왔다는 혐의를 인정했다는 발표를 했다고 스위스 언론들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안드레아스 바크만이라는 스위스 국적의 전직 크레디트 스위스 직원은 지난 1994년부터 2006년까지 미국 세무당국을 속이기 위한 광범위한 공모에 가담했다는 사실을 인정했으며 재판에 회부되면 5년형과 25만 달러의 벌금, 기타 처벌을 받게 된다고 미국 법무부는 설명했다.
피고가 유죄를 인정하거나 다른 사람에 대해 증언을 하는 대가로 검찰 측이 형을 낮추거나 가벼운 죄목으로 다루기로 거래하는 `플리바긴'(Plea bargain)에 따라 바크만은 미국 당국의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해야 한다.
미국 사법당국은 지난 2011년 7월 바크만과 다른 은행원들을 미국인 고객 탈세 조장 혐의로 기소했었다. 바크만은 미국인 고객을 만날 목적으로 1년에 두 차례 미국을 여행했으며 때때로 큰 규모의 현금을 받거나 넘겨주는 일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제임스 콜 미국 법무부 부장관은 성명을 통해 "오늘 발표한 플리바긴은 스위스 은행들에 대한 폭넓은 수사의 첫 단계이며 이들의 역외 탈세 조장 행위를 막기 위한 법무부의 노력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앞으로 몇 달 이내에 수사가 더욱 진전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수백억 달러의 미국인 탈세 자금을 몰래 예탁한 혐의로 미국 사법당국의 수사를 받고 있는 14개 은행 중 하나이다.
크레디트스위스의 브래디 도건 CEO는 지난 2월 미국 의회 청문회에서 크레디트스위스가 미국인 고객의 탈세를 도운 사실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그러나 이런 행위는 10-15명의 은행원이 한 것이며 경영진은 이 사실을 모른다고 주장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