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사태> 크림 주민투표 앞두고 러' 무력공세 강화

우크라 접경 지역서 또 대규모 훈련…우크라군도 전면 전투태세

우크라이나 크림 공화국의 러시아 귀속 주민투표가 사흘 앞으로 다가오며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러시아가 13일(현지시간) 우크라 접경 서부 지역에서 또다시 대규모 야전 군사훈련을 시작했다.

우크라이나 사태와 연관이 없는 통상적 군사훈련이라는 러시아 측의 주장에도 불구, 우크라이나와 서방에 대한 군사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 러, 우크라 접경 서부 지역서 또 대규모 훈련

이타르타스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 공보실은 이날 남서부 로스토프스카야주(州), 벨고로드스카야주, 쿠르스카야주 등과 서부 탐보프스카야주 등에서 비상 군사훈련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탐보프스카야주를 제외한 3개 주는 모두 우크라이나와 접경하고 있다.

국방부는 이번 훈련의 목적이 낯선 지형과 새로운 훈련장에서 각 부대의 전투 훈련 임무 수행 능력을 점검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훈련은 철도·항공 이동 등을 포함한 이동 배치 훈련과 사격 훈련 등 2단계로 진행된다고 국방부는 덧붙였다.

러시아에선 지난달 26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전격 지시로 실시된 서부군관구와 중부군관구의 대규모 비상 군사훈련이 지난 4일로 마무리되고 나서도 단위 부대별 훈련이 계속되고 있다.

11일엔 러시아 중부 지역 주둔 공수부대와 항공부대가 공수 침투 훈련과 적기 격퇴 훈련을 동시에 실시했다.

러시아의 잇단 군사훈련은 크림 공화국의 주민투표에 앞서 무력 시위를 통해 우크라이나와 서방을 압박하려는 전술로 해석되고 있다.

◇ 우크라군도 전면 전투태세 돌입


우크라이나 군은 지난 11일부터 크림반도 바로 위에 위치한 헤르손주(州)에서 비상 군사훈련을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훈련에는 서부 리보프 지역 주둔 부대가 긴급 이동해 참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12일 러시아가 접경 지역에 수만명의 병력을 집결시켰다며 우크라이나군도 이에 맞서 전투 준비 태세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비탈리 야례마 우크라이나 제1부총리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동부 국경을 따라 집중배치돼 있으며 병력 규모를 계속 늘리고 있다"면서 "이에 우크라이나 군도 전면 전투태세에 돌입했다"고 말했다.

이고리 테흐뉵 우크라이나 국방장관 대행은 이에 앞서 우크라이나 국경 지역에 배치된 러시아군이 약 20만명이지만 실제 전투 투입이 가능한 우크라이나 군 병력은 6천명 정도라고 우려를 표시했다.

군사 전문가들은 테흐뉵 장관이 밝힌 6천명은 신속대응군이며 이들이 전투에 투입되는 데는 3~7일이 걸리지만 다른 부대들은 실제 전투 투입에 최대 1개월이 걸릴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5년 전만 해도 20만명 규모였던 우크라이나군은 이후 징병제 폐지와 모병제(계약제) 이행을 추진하면서 크게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최근 현재 전체 병력 규모가 8만명 정도라고 밝혔다. 공군이 2만~2만5천명, 해군이 1만5천명, 육군이 4만1천명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 "우크라군, 러'군에 적수 안돼"

러시아 군사전문가 알렉산드르 골츠도 우크라이나 군 병력 규모를 8~9만명으로 추산하면서 러시아 군 병력은 이것의 10배 정도라고 전했다.

그는 "군인 수 뿐 아니라 무기와 장비 면에서도 양국 군을 비교할 수 없다"면서 "러시아는 어쨌거나 그사이 무기 현대화를 추진해 전체 군비의 약 20%가 신형 무기인 데 비해 우크라이나에선 이런 개혁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같은 군사적 열세를 조금이라도 만회하기 위해 폐지 예정이던 징병제를 당분간 유지하고 현재 1년인 징병제 군인의 복무 기간을 한시적으로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의회는 또 13일 내무부 산하 대테러 소요진압 부대인 '국가근위대' 창설법을 통과시킬 예정이다. 근위대는 군복무 경험이 있는 약 4만명의 병력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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