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승부조작 의혹은 지난 2010년 스타크래프트 승부조작 문제와 관련해 법원이 집행유예 판결을 내린 지 4년만에 다시 불거진 것이다.
한때 프로게이머 붐이 일 정도로 높은 인기를 누렸던 e스포츠가 한동안 침체기를 보내야 했던 데에는 스타크래프트 1·2의 전환이 지적재산권 이슈 등으로 매끄럽지 않았던 사실과 함께 일부 프로게이머의 승부조작 파문의 영향이 컸다.
저작권 이슈와 승부조작이 터지자 프로게임 팬 다수가 e스포츠에서 등을 돌려버렸던 것.
그러다가 최근 라이엇게임즈의 게임 '리그오브레전드(LoL)'가 1년 이상 PC방 점유율 1위를 유지하는 등 인기몰이에 성공하면서 e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다시 조금씩 늘기 시작했다.
여기에 SK텔레콤이나 KT[030200], 삼성전자[005930]에 이어 대한항공[003490]의 자회사인 진에어도 지난해 프로게임단 후원에 나서는 등 기업도 관심을 보였다.
지난해 라이엇게임즈가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개최한 LoL 월드챔피언십(이른바 '롤드컵') 결승전에서 한국팀이 우승을 차지하면서 e스포츠의 제2전성기에 대한 기대가 늘어나던 중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갑자기 승부조작 의혹이 일자 e스포츠계는 모처럼 찾아온 e스포츠의 '르네상스' 기대가 사라질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한국e스포츠협회는 의혹을 제기하고 투신한 선수의 소속팀이 협회가 공인한 팀이 아닌데도 "협회는 선수 보호에 최선을 다해야 할 의무가 있다"며 사건에 대해 단호하고 적극적인 대처를 하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협회는 곧바로 대책마련팀을 구성하고 팀장을 해당 선수가 입원 중인 병원으로 급파해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등 진상규명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특히 이번 사건은 민주당 원내대표이기도 한 전병헌 한국e스포츠협회장이 "불법e스포츠 베팅 사이트 근절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선언하고, 지난 10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한국인터넷정책자율기구 등과 협약(MOU)를 맺은 지 불과 사흘만에 벌어진 일이다.
이 때문에 협회는 사건의 진상규명과 대응책 마련에 더욱 신경을 쓰는 모양새다.
LoL을 서비스하는 라이엇게임즈와 프로게임 중계 채널인 CJ E&M[130960] 온게임넷 등도 협회가 꾸린 공동대책팀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등 정면돌파를 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한 e스포츠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아직 의혹 수준인 데다 사실로 드러나더라도 감독 개인의 비위로 그칠 가능성이 크다"며 "4년 전의 승부조작 사건과 이번 사건은 성격과 무게감이 다르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