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20일 여자부 GS칼텍스와 KGC인삼공사의 3전2승제 PO로 포스트시즌이 시작된다. 21일부터는 남자부 현대캐피탈-대한항공의 PO가 펼쳐진다. 하루 간격으로 시리즈가 전개된다.
챔프전에 선착한 정규리그 남녀부 1위 삼성화재, IBK기업은행은 약 2주의 준비 기간이 있다. 챔프전은 여자부가 27일부터, 남자부가 28일부터 역시 하루 간격으로 5판 3승제로 진행된다.
일단 1위 팀들은 경계심을 드러내면서도 최대한 2, 3위 팀들이 PO에서 힘을 빼고 올라오기를 바라고 있다. 그래야 상대하기가 수월해 우승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삼성화재, 껄끄러운 현대보다 대한항공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은 9일 현대캐피탈과 라이벌 대결을 이기며 1위를 확정한 뒤 "챔프전 상대가 누가 될지 모른다"며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2위 현대캐피탈도 만만치 않지만 최근 3시즌 연속 챔프전에 만난 3위 대한항공의 저력도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정규리그 성적만 보면 21승8패의 2위 현대캐피탈이 5할 승률을 간신히 넘고 있는 대한항공(15승14패)보다는 적잖게 앞선다. 그러나 신 감독은 "대한항공이 준PO를 치르면 모르겠지만 아니라면 단기전이라 승부 예측이 어렵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에이스가 얼마나 버텨줄지가 관건이다. 신 감독은 "최근 현대캐피탈 아가메즈를 보면 3세트 이후 체력이 떨어지는 모양새인데 PO에서 달라질 수 있을지가 중요하다"면서 "대한항공 마이클은 삼성화재에서 이적한 세터 강민웅이 '트레이드를 괜히 했나' 생각이 들 정도로 좋아지고 있어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기에는 현대캐피탈에 대한 신 감독의 견제 심리도 은근히 깔려 있다. 올 시즌 삼성화재는 대한항공에 4승1패로 앞섰지만 현대캐피탈에는 3승2패 접전을 벌였다.
특히 대한항공과는 최근 3년 연속 챔프전에서 만나 10승1패 압도적 우위를 보였다. 현대캐피탈과는 역대 6번 챔프전에서 만나 2번 우승을 내준 바 있다. 삼성화재로서는 아무래도 대한항공이 조금 더 수월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기업은행 "어느 팀이든 힘 빼고 오세요"
일단 상대 전적에서 기업은행은 2위 GS칼텍스보다는 3위 KGC인삼공사에 근소하게 밀린 모양새다. GS칼텍스에 4승1패로 앞서 있고, 인삼공사에는 4승2패였다. GS칼텍스와는 오는 15일 정규리그 최종전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역시 GS칼텍스가 조금 더 껄끄럽다는 의견이다. 기업은행 주축 김희진, 박정아는 11일 간담회에서 "아무래도 공격이 한 명에 집중되는 팀보다 분산되는 팀이 막기가 어렵다"고 에둘러 말했다.
인삼공사는 주포 조이스의 공격 점유율이 54.4%다. GS칼텍스 주포 베띠는 47.9%로 상대적으로 낮다. 여기에 베테랑 세터 이숙자(34)가 시즌 막판 합류해 고비 때 노련한 플레이를 펼칠 수 있다는 것도 위협 요소다.
그러나 어느 팀이든 PO에서 진을 빼고 올라오면 하는 바람은 인지상정이다. 김희진, 박정아는 "어느 팀이든 3경기 모두 풀 세트를 치르고 챔프전에 왔으면 좋겠다"고 농담처럼 말했다. 마침 GS칼텍스와 기업은행은 정규리그에서 3승3패 호각이었다.
과연 챔프전 대진표가 어떻게 결정될지, 1위 팀들의 희망 사항이 반영될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