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노라마 선루프의 가운데 부분은 코팅되지 않았으나 가장자리 부분은 유리를 차체에 붙일 수 있도록 세라믹 코팅이 돼 있다.
국토교통부는 국내에 운행 중인 파노라마 선루프 차량 55개 차종, 65만대 전체에 대해 제작결함으로 잠정 결론 내리고 최근 국제회의에서 강화유리 세라믹 코팅 부분의 취약성에 대해 세계에서 처음으로 문제제기한 상황이다.
13일 국토부에 따르면 국토부 산하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은 지난해 국제기준에 따라 무게 227g 쇠구슬을 2m 높이에서 떨어뜨려 파노라마 선루프의 강도를 시험했다.
6차례 시험에서 유리가 2차례 깨지면 부적합이다. 코팅하지 않은 부분은 문제없었으나 세라믹 코팅 부분은 쇠구슬을 떨어뜨릴 때마다 예외 없이 모두 깨졌다.
이후 추가 시험에서 코팅하지 않은 부분은 높이 10m에서 쇠구슬을 떨어뜨려도 깨지지 않았다. 하지만 코팅한 부분은 평균 1.4m 높이에서 산산이 깨졌다.
이는 일반유리보다 강도가 약한 것이다. 강화유리가 아닌 일반유리는 평균 3m 높이에서 부서졌다.
윤진환 국토부 자동차운영과장은 "세라믹 코팅 부분이 굉장히 약하다는 것을 시험으로 밝힌 것"이라고 말했다.
자동차안전연구원은 코팅 과정에서 도료의 특정 성분이 유리에 스며들어 강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보고 있다. 자동차 강화유리 세라믹 코팅에 쓰는 도료는 세계에서 2개 업체가 공급하고 있다.
국토부는 파노라마 선루프 세라믹 코팅 부분의 취약성 때문에 결함으로 보는 것이 마땅하다며 리콜까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현대차[005380], 기아차[000270], 크라이슬러, 벤츠 등 국내외 12개 제작사는 국토부의 시험 방법이 국제기준보다 엄격하다며 세라믹 코팅 부분은 시험 대상에서 제외해야한다고 맞서고 있다. 미국 등도 자국 회사를 편들고 있어 국토부는 통상 마찰을 우려해 우선 국제기구에서 기준을 명확히 하기로 했다.
이번 국토부의 문제 제기로 유엔 자동차기준조화포럼(WP29)은 5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일반분과회의에서 파노라마 선루프 결함 문제를 추가 논의하기로 합의했다.
국내에서는 주행 중 갑자기 파노라마 선루프가 산산조각이 나는 사례가 지난해만 33건이나 신고됐다. 운전자는 이 때문에 깨진 유리에 다치거나 사고를 낼 수 있는 위험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