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오바마 아시아순방 때 TPP 타결 기대에 신중론

일본 국내 반대여론 등 의식…'전략적 차원' 분석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다음달 아시아 순방을 앞두고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 타결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으나 미국 정부는 신중론을 견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2일(현지시간) 통상전문매체 '인사이드 유에스 트레이드'에 따르면 미국 통상 당국자들은 이달초 각 업계 대표들을 상대로 한 비공개 브리핑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일본 방문기간 TPP 협상 타결을 낙관할 수 없다는 전망을 내놨다.

당국자들은 이 자리에서 TPP 협상의 시간표를 정하는 것은 협상의 내용이지 오바마 대통령의 일본 방문이 아니라고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일본의 국내 정치 상황이 지난해 TPP 협상에 참가했을 때와는 다르다면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농업시장 개방에 대한 정치적 반대에 직면하고 있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는 후문이다.

일본이 협상 참여를 선언했을 때는 진정성을 갖고 이른바 '5대 민감품목'을 포함한 모든 것을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겠다고 공언했지만 현실적으로 상황이 달라진 만큼 이를 감안해야 한다는 지적인 셈이다.

마이클 프로먼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도 최근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한 자리에서 '4~5월 TPP 협상 타결설'에 대한 질문에 구체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은 채 신중론을 폈다.


그는 "우리는 일본 시장을 개방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협상 시간표는 내용에 따라 좌우될 뿐"이라고 원론적으로 답했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미국 정부 당국의 이런 신중론에 대해 전략적 포석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아베 총리가 국내적으로 여론의 압력을 피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동시에 미국 내에서도 빠른 협상 타결에 대한 기대 수준을 낮추기 위한 의도가 저변에 깔려있다는 것이다.

당국자들의 신중한 반응과는 달리 실무적으로는 미·일간 협상이 '급물살'을 타고 있는 것도 이런 분석에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실제로 웬디 커틀러 무역대표부 대표보 대행은 11~12일 워싱턴DC에서 오에 히로시(大江博) 일본측 TPP협상 수석대표 대리와 만나 농산물, 자동차 등 핵심 이슈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미국 통상 당국은 국내 업계단체 대표들에게 TPP 찬성 여론 조성에 협조할 것을 비공식적으로 당부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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