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김연아 되기보다 대학 가는게 목표"

- 양승호 전 감독 사건 같은 입시 비리 수없이 많이 벌어져
- 신분 불안하고 처우 열악한 감독들, 유혹에 흔들릴 수 밖에 없어
- 공개 테스트가 해결책이지만 현직 감독들 기득권 놓으려 하지 않아

<체육계 개혁 시리즈 ③ 입시 비리 문제>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4년 3월 12일 (수) 오후 7시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정희준 (동아대 스포츠과학부)

입시비리로 실형을 선고받은 양승호 전 롯데자이언츠 감독
◇ 정관용> 시사자키 이번 한 주 동안 우리 체육계 오랜 문제점 차례로 다루고 있습니다. 파벌 문제, 또 엘리트 위주 체육 정책. 오늘은 거의 매년 터져 나오는 체육계 입시 비리에 대해 이야기 해봅니다. 동아대 스포츠과학부 정희준 교수, 교수님 안녕하세요?

◆ 정희준> 네, 안녕하세요.

◇ 정관용> 입시 비리 대표적인게 어떤 유형이죠?

◆ 정희준> 일단은 오늘인가요? 최근에 결과가 나왔죠? 롯데 자이언츠 감독을 했던...

◇ 정관용> 양승호 감독?

◆ 정희준> 양승호 전 고려대 감독이 고등학교 감독으로부터 1억원을 받은 혐의에 대해서 유죄 확정 판결을 받았습니다. 이런 것도 있고요. 고등학교 감독으로부터 대학 감독이 돈을 받은 경우도 있지만 학부모로부터 직접 받는 경우도 있고요, 경우에 따라서는 브로커 같은 사람들이 끼어 들어서 돈을 전달하는 경우도 있고 또 협회의 어떤 인사가 개입해서 문제가 생기는 경우도 있죠.

◇ 정관용> 결국 돈 받고 대학에 입학 시켜준다 이 말이군요?

◆ 정희준> 그렇죠. 그래서 이제까지 사건 사고가 참 많았거든요. 이 분야가. 그래서 문제가 된 양승호 감독의 경우는 대학 감독으로서 고등학교 감독으로부터 돈을 받았는데요. 비슷한 사례가 또 있죠. 한양대학교의 천보성 전 감독도 고등학교 감독으로부터 제자를 입학시켜 달라는 청탁을 받았다가 돈을 받아서 구속이 됐고요. 이광은 LG 트윈스, 이 분도 연세대학교 감독 시절에 이 분은 또 학부모로부터 돈을 받아서 문제가 되기도 했고 그런 사례는 다양하게 많죠.

◇ 정관용> 이런게 계속되는 원인이 어디 있다고 보세요?

◆ 정희준> 일단 우리 사회가 학벌 사회이다 보니까 이런 영향을 많이 받는 것 같아요. 대부분의 운동 선수들이 운동 시작할 때 그 이유가 무슨 박지성이나 김연아 선수처럼 되고 싶은 어린 친구들도 있지만 대부분 동기는 대학에 가기 위해서 운동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아죠.

◇ 정관용> 체육 특기생으로?

◆ 정희준> 그렇죠. 학벌 사회의 문제가 스포츠 쪽에도 번져나간게 되겠고요. 두 번째로는 돈 문제예요. 감독 입장에서 보면 훈련비가 사실 필요하거든요. 학교에서 받는 훈련비가 충분하지 않으니까 이런 학생을 대학에 보내고 받고 할 때 돈을 좀 챙겨서 그것을 훈련비로 쓰는 경우. 그리고 두 번째 이유와 맞물리는 것인데요, 세 번째 이유는 뭐냐 하면. 감독들의 신분이 대단히 불안정합니다.

◇ 정관용> 그래요?

◆ 정희준> 네, 월급도 낮고 성적이 낮으면 언제 잘릴지 모르기 때문에 이런 유혹에 굉장히 쉽게 빠져드는거죠.

◇ 정관용> 체육 특기생은 무슨 다른 입시 과정을 전혀 거치지 않고 감독이 임의적으로 마음대로 뽑을 수 있습니까?

◆ 정희준> 그렇죠. 지금 사실 조금씩 바뀌긴 했는데요. 지금도 사실 감독의 영향력이 굉장히 세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감독이 결정하면 거의 별 무리 없이 들어갈 수 있다고 보기 때문에 고등학교 감독이나 학부모 입장에서는 돈을 써서라도 대학에 보내겠다는 생각 때문에 때로는 욕심을 부리다보면 이런 문제가 생기는 거죠.

◇ 정관용> 이런 특기생은 정원 외 입학입니까, 어떻습니까?

◆ 정희준> 정원 안으로 입학을 하게 되어 있습니다. 대학마다 운동부를 운영하는 경우에 학과에, 지금은 동일계에 진학해서 운동 선수들은 체육 관련 학과로 입학을 해야 하거든요. 정해진 학과 정원 안에서 체육 특기생들은 따로 정원을 정해놓죠.

◇ 정관용> 알겠습니다. 그런데 고등학교 무슨 대회에서 몇위 이상 입상해야 하고 그런 자격은 있잖아요. 기본적으로.


◆ 정희준> 그렇죠. 그래서 고등학교 2학년 3학년때 전국대회 4강, 8강 입상을 하면 일단 대학을 갈 자격이 주어지긴 하는데요. 이러한 경우 뿐만이 아니고 또 입학 자격은 획득을 했더라도, 예를 들어서 자기 자신이 어떤 명문대에 가고 싶다고 하는 경우에. 그런 경우에는 만약에 내가 쓸 돈이 있다면 돈을 써서라도 보내려고 하는거죠.

◇ 정관용> 4강 8강 간 팀원 중에 누굴 뽑느냐 이게 또 문제니까 그렇죠?

◆ 정희준> 그렇죠. 1년에 벌어지는 전국에 대회들이 굉장히 많지 않습니까? 대학 입학 자격을 얻은 선수들은 많이 있지만 그 선수들이 다 대학에 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특히 몇몇 예를 들면 수도권에 서울에 있는 명문대, 이런 곳에 갈 수 있는 숫자가 한정되기 때문에 그런 경쟁 과정에서 이런 문제가 생기는거죠.

◇ 정관용> 또 그런 전국대회 4강, 8강에 서로 올려주려고 승부를 짬짜미 하기도 한다는데 그런 것도 있었죠?

◆ 정희준> 그렇죠. 팀 종목도 있고 개인 종목도 있는데, 심한 경우엔, 예를 들어서 개인 종목 같은 경우에 종목마다 선수가 좀 많은 경우도 있고 선수 숫자가 좀 적은 경우도 있잖아요. 그런 경우에는 학부모들이 합의를 해서 입상자를 순서를 정해버리는 경우도 있고요.

◇ 정관용> 아, 그래요?

◆ 정희준> 그렇죠. 그 다음에 팀 종목인 경우도 어떤 대회에서 올해는 성적을 못냈다, 그런데 애들은 지금 당장 대학을 가야 하는데. 그런 경우에 감독끼리 거래를 하기도 하고 협회 사람이 중재를 하기도 해서 좋은게 좋은거 아니냐, 다음엔 우리가 도와줄 수도 있으니까 이번엔 이렇게 하자 하기도 하죠.

◇ 정관용> 완전히 복마전이군요. 이거 어떻게 고칠 수 있습니까? 어떻게 고쳐야 합니까?

◆ 정희준> 사실 고치기가 쉽지 않은데요. 지금도 일단 법적으로는 사전 스카우트를 금지하게 했거든요. 그런데 사실상 사전 스카우트를 지금도 하고 있고요. 그래서 많은 분들이 요구를 하는거는 공개 테스트로 전환해야 된다. 선수들들 고등학교 선수로 뛰었을 때 성적도 물론 참고하지만 선수 개개인의 기량도 보고 또 학업 성적도 보고 선수를 선발해야 되고, 그런 경우에 그 대학의 해당 감독은 제외하고 외부의 전문가와 그 학교 교수로 구성해서 뽑아야 된다 그런 의견이 있는데 그게 가장 일단은 무난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정관용> 왜 이 제도는 도입이 안되는 겁니까?

◆ 정희준> 일단 시작을 하긴 했는데, 시작한 학교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걸 시작하게 되면 대학 감독들 입장에서는 너무나 큰 기득권을 놓아야 되는 것이거든요. 그래서 대학 현직 감독들이 아직 여기에 대해서는 격하게 반발하고 있는거죠.

◇ 정관용> 그래도 갈 길은 공개 테스트 쪽으로 가는 것, 그거 한 가지 밖에 없을 것 같군요.

◆ 정희준> 일단 그렇습니다. 지금 제도는 도저히 유지할 수 없는 제도거든요. 분명히 변화는 꾀해야 합니다.

◇ 정관용> 여기서 기득권을 내려놓고 투명하게 하는 방법밖에 없다 이 말이군요.

◆ 정희준> 투명하게 하면 더 많은 아이들이 운동을 하게 될 거고요, 그러면 대학 감독님들도 더 좋은 일이 많이 생길 겁니다.

◇ 정관용> 말씀 잘 들었습니다.

◆ 정희준> 네 감사합니다.

◇ 정관용> 동아대학교 스포츠과학부 정희준 교수였습니다.


[CBS 시사자키 홈페이지 바로 가기]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