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분별한 규제완화와 난개발 우려되는 지역경제활성화 대책

[노컷사설]

앞으로는 지역개발 방식이 중앙 주도에서 지방 주도로 바뀐다. 지역이 발전 전략 프로그램을 수립하고 정부가 이를 뒷받침 해주는 방식이다.

우선 2개 이상의 기초자치단체가 자율적으로 모여 ‘지역행복생활권’을 구성하고, 주민 체감도가 높은 사업을 자체 발굴한다. 윗 단계인 광역자치단체 차원에서는 지역발전 비전에 따라 ‘지역 특화 발전 프로젝트’를 수립해 추진한다. 중앙정부는 이들 두 프로젝트가 원활히 추진될 수 있도록 재정지원과 규제완화책을 맞춤형 패키지로 지원한다.

정부가 오늘(12일) 확정 발표한 지역경제 활성화 대책의 골자다. 정부는 이를 위해 지방이전 기업에 대한 세제 혜택을 확대하고, 1조원 규모의 지역설비투자펀드를 만들기로 했다. 또 정부의 재정 지원도 효율화해 지자체 자율 배분 재원을 2017년까지 7조3천억 원 증액하기로 했다.


그린벨트 해제지역의 규제를 완화하고, 도시재생 선도사업지구를 선정해 구도심 개발을 촉진하기로 했다. 신산업 수요에 맞춰 농지와 산지 규제를 완화하고, 귀농 귀촌을 지원하는 프로그램도 강화하기로 했다. 이 같은 대책이 종합적으로 시행될 경우 이에 따른 투자유발효과는 14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정부는 추산했다.

지역경제 활성화 대책이 지역 주도의 상향식으로 추진되는 점은 일단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겠다. 또한 행정구역이 아니라 경제생활권을 중심으로 한 대책이라는 점도 바람직해 보인다.

지금까지의 지역개발은 대체로 지역 주민들의 요구나 필요에 의해서보다는 중앙정부의 일방적 계획에 의해 획일적으로 추진되어 온 것이 사실이며, 그 결과 대단위 산업공단들이 각지에 들어섰지만, 오랫동안 기업들이 아예 입주하지 않거나, 입주했더라도 얼마 못가 문을 닫아 황폐해진 경우가 허다했다.

이로 인해 지역균형발전이라는 정부의 좋은 의도와는 정반대로 지역경제는 나날이 피폐해지고, 서울과 수도권만 비대해지는 불균형 발전을 초래했다. 늦었지만 환영할 만한 조치이다.

그러나 의구심과 우려도 없는 것은 아니다. 먼저 이러한 대책이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발표된 데 대해 정치적 저의를 의심하는 시각이 있다. 다음으로, 지역발전이라는 미명 아래 무분별한 규제완화와 난개발, 환경오염을 초래하지 않을까 염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부는 이러한 의구심과 우려를 잘 헤아려 비효율과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가운데 진정한 지역개발, 균형발전이 달성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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