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TV는 다 지켜본다' 강력범죄 꼼짝마

강력범죄의 현장, CC(폐쇄회로)TV는 다 지켜보고 있었다.

올해 초 발생한 '부산 고부피살 사건'의 범인이 사건발생 두 달 만에 검거됐다.

자칫 미제로 남을 뻔한 사건이지만 범인의 모습을 담은 버스 블랙박스 영상이 2개월 만에 발견되면서 수사가 급물살을 탔다.


범인은 사건이 있기 전 현장을 사전답사하며 차량을 블랙박스가 없는 곳으로 이동시키는 등의 치밀함을 보였지만 모든 CCTV를 피하지는 못했다.

경찰은 사건 현장 반경 700m내의 CCTV 139개와 10개 노선버스 331대의 블랙박스를 확보해 분석에 들어갔다.

범행 추정시간대에 지나간 행인만 1천215명, 차량도 2천200대에 달했다.

2달가량 걸렸지만 초기 탐문수사했던 범인의 거짓말을 입증한 버스 블랙박스 화면을 결정적으로 확보하면서 결국 범행 자백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

지난 10일 부산에서 발생한 현금수송차량 털이범이 하루만에 검거된 것도 도심 곳곳에 거미줄처럼 깔린 CCTV 감시망을 피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범인은 현금 수송 대행업체에서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CCTV 사각지대만을 노렸지만 골목길 CCTV 등 2곳에 모습이 찍히면서 범행 들통이 날 수밖에 없었다.

현재 부산에는 방범용 CCTV가 2천800여대에 달한다. 방범용 외에 교통, 재난방지, 쓰레기 무단투기까지 합하면 영상장치가 1만대 이상 설치돼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또 개인이 설치한 CCTV와 차량 블랙박스까지 합치면 사실상 모든 곳에 감시의 눈길이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부산경찰청도 민생침해 범죄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민간이 설치한 CCTV를 적극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최근에는 차량용 블랙박스를 치안용으로 자발적으로 제공하는 사람을 '히든아이 요원'으로 임명하고 범죄 검거에 도움이 됐을 경우 신고포상금과 감사장을 주고있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수사에서 CCTV 분석이 80~90%를 차지하는 실정"이라면서 "현재 지방청 차원에서 전담 CCTV분석실을 만들어 분석을 전문화하려는 계획이고 민간의 CCTV 활용 방안도 폭넓게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존에 설치된 CCTV의 화질이 떨어져 교체가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실제 부산 모 구의 경우 관내 설치된 CCTV 277대 가운데 절반가량이 저화질에 속하는 41만화소의 CCTV인 것으로 드러났다.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