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8일 J리그 우라와 레즈와 사간 도스가 경기를 한 사이타마 스타디움의 관람석 출입구에 영어로 "JAPANESE ONLY"(일본인 외 사절)라고 쓴 현수막이 걸렸다.
유튜브에 올라온 영상과 아사히신문이 보도한 사진 등을 보면, 현수막 출입구 상단에서 가로로 길게 매달려 있고 왼쪽에는 일장기가 게시돼 있으며 객석에는 욱일기도 일부 보인다.
우라와 레즈 응원단 회원이 전반 20분쯤에 현수막을 발견하고 전반 종료 후 운영자 측에 연락해 철거를 요청했으나 바로 철거되지 않고 1시간가량 방치돼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사히 신문은 현수막 외에도 경기 중에 선수에 대한 차별적 발언도 확인됐다고 전했다.
문제의 현수막은 잉글랜드 프로축구 사우샘프턴 소속에서 우라와 레즈로 최근 소속을 바꾼 재일 교포 4세 이충성(28·李忠成·일본명 리 다다나리)을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이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등에서 제기되고 있다.
아이디 'to****'를 쓰는 한 트위터 이용자는 "시합에 진 것 이상으로 더 안타까운 일이 있었다. 우라와 옷을 입고 열심히 싸고 자긍심을 가진 이 팀의 선수에 대해 이건 아니다"며 현수막을 비판했다.
파문이 확산하자 후치타 게이조 우라와 레즈 사장은 무라이 미쓰루 일본 프로축구리그 이사장에게 사과했다.
무라이 이사장은 진상을 조사해 엄정히 대처하고 결과를 보고하도록 요구했다.
우라와 레즈 측이 조사 과정에서 찾아낸 현수막 게시자는 "차별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아사히신문은 우라와 레즈 측이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홈 경기와 원정 경기를 불문하고 현수막 게시자가 우라와 레즈의 경기 관람을 위해 입장하지 못하게 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마이니치 신문은 경기장에 걸린 현수막이 과거 미국이나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공공시설 등에서 흑인을 차별하기 위해 내걸었던 '백인 전용'(White Only)이라는 표시를 떠올리게 한다고 12일 지적했다.
이 신문은 깨진 유리창 1개를 내버려두면 나머지 유리창도 차례로 깨진다고 비유하며 엄정한 대응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