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 성경 속 대서사 '노아'

창조주가 세상과 인간을 만들었지만 세상에는 악이 널리 퍼지고 인간은 타락한다. 아담과 이브의 세 아들 중 셋째 아들 셋의 후손인 노아만이 악에 휩쓸리지 않고 신의 뜻을 따르며 산다.

노아는 신의 계시를 받아 대홍수로부터 세상을 구할 방주를 만들고, 세상 모든 존재의 암수 한 쌍과 가족을 태운다.

영화 '노아'는 성경 창세기에 나오는 '노아의 방주' 이야기를 옮겨놓은 영화다. 성경 속에서 대사 한 마디 없이 역사와 종교와 신화가 함축된 수천 년 전의 이야기는 어떻게 그려질 수 있을까.


베니스 영화제 황금사자상을 받은 '더 레슬러'와 내털리 포트먼에게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안긴 '블랙 스완'을 만든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기에 궁금증은 더 커졌다.

아로노프스키 감독은 13살 때 노아에 대한 시를 써서 상을 받기도 했을 만큼 노아 캐릭터에 빠져 있었다고 한다.

대홍수가 끝나고 살아남은 노아가 포도주를 마시고 벌거벗을 만큼 취하고 아들들에게 저주를 퍼붓는 성경의 마지막 구절이 그로 하여금 '배 안에서 무슨 일이 있었을까?'라는 궁금증을 갖게 했고, 영화에서는 세상의 악에 맞서 방주를 짓고 그 안에서 공포와 희망, 갈등을 겪는 노아의 가족에 현실감을 줬다.

여기에 고지식할 정도로 굳건한 믿음을 가진 노아를 정작 가족은 지키지 못할 딜레마에 빠뜨려 선과 악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하지만 대놓고 하는 훈계가 감흥을 주는 일은 별로 없다.

스크린이라는 물리적 공간에서 인간의 상상력이 펼쳐질 때 경이롭다.

방주는 컴퓨터 그래픽(CG) 대신 성경에 기록된 크기대로 배가 아닌 직사각형의 형태로 만들었고, 방주 안으로 들어가는 동물들 역시 복제품을 만들고서 CG로 움직임을 넣어 최대한의 현실감을 살려 냈다.

하지만 인간의 상상력은 끝이 없고, 상상력을 구현해 내는 스크린과 기술은 한계가 있기에 때로는 인식과 기대에 균열을 만들기도 한다.

성경 속 거인족을 형상화한 존재로, 빛이 인간을 돕다 돌로 변한 창조물인 '감시자들'이 트랜스포머처럼 움직이는 게 그렇다.

감독은 노아 역의 러셀 크로우를 두고 "'노아'의 대서사를 끌어갈 수 있는 유일한 배우"라고 말했다. 노아의 아내 나메 역의 제니퍼 코넬리는 성경 속에서 이름도 설명도 없는 인물을 '그 가치가 산호보다 더 높다'는 성경 구절에서 영감을 얻어 훌륭한 아내로 그려냈다.

노아의 할아버지로 969년을 산 므두셀라 역의 앤서니 홉킨스와 쌍둥이를 낳고 어머니가 되는 노아의 며느리 일라 역의 엠마 왓슨이 눈에 띈다.

북미보다 일주일 앞선 20일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개봉한다.

15세 이상 관람가. 상영시간 1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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