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발효 2년…'혜택품목' 무역 급증

전체 대미 무역흑자 ↑…美의회 등서 FTA 비판 대두

15일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한 지 2주년이 되는 가운데 우리나라의 대미국 무역수지 흑자가 FTA 발효 전보다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미국도 이른바 'FTA 혜택 품목'인 자동차, 농산물 등의 대한국 수출을 꾸준히 늘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현지시간) 주미 한국대사관이 내놓은 '한·미 FTA 발효 후 경제적 효과' 보고서에 따르면 FTA가 발효한 2012년 3월 전후의 양국의 상품 무역 규모를 비교했을 때 한국의 대미 수출은 2011년 562억달러에서 2012년 585억달러로 4.1% 늘어난 데 이어 지난해 620억달러로 6% 증가했다.

반면 수입은 2011년 445억달러, 2012년 433억달러, 2013년 414억달러로 점차 감소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의 미국에 대한 무역수지 흑자는 3년간 116억달러에서 151억달러, 205억달러로 늘었다.

서비스 부문에서는 대미 적자가 확대되는 추세다.

한국 통계로는 적자 규모가 2011년 107억달러에서 지난해 117억달러로 늘었으며 미국 기준으로도 대한국 서비스 흑자가 2011년 54억달러, 2012년 65억달러, 2013년 1∼9월 62억달러로 점증했다.

부문별로 FTA 발효 이후 관세 인하 등의 혜택이 주어진 품목의 대미 수출이 크게 활성화됐다.


2012년과 비교하면 지난해 석유제품(21.1%), 합성수지(20.9%), 자동차 부품(9.2%) 등을 중심으로 혜택 품목의 수출이 평균 6.2% 증가한 것이다.

비혜택 품목도 같은 기간 무선통신기기(32.3%), 자동차(15.3%), 반도체(11.5%) 등의 수출 호조에 힘입어 평균 5.9% 늘었다.

미국으로부터의 직접투자는 지난해 35억달러로 전년보다 4.1% 줄어들기는 했지만, FTA 체결 이전보다는 규모가 커졌다.

FTA 수출활용률(특혜관세 혜택 품목의 수출 가운데 실제 혜택을 받기 위해 원산지 증명서를 발급한 것으로 조사된 품목의 수출 비중)도 2012년 말 68.9%에서 지난해 말 76.1%로 7.2%포인트 높아졌다.

대기업의 한·미 FTA 활용률(지난해 말 기준 84.1%)이 중소·중견기업(69.2%)보다 여전히 높지만 증가 폭은 중소기업(9.8%포인트)이 대기업(9.3%포인트)을 앞섰다.

미국산 제품의 지난해 대한국 수출은 전체적으로 전년보다 조금 줄었으나, 이는 미국 내 일부 농산품 등의 생산 감소 등에 기인한 것으로 FTA 혜택 품목의 수출은 6.9% 늘었다.

대표적인 미국의 FTA 혜택 품목인 승용차는 2011년 1만2천817대에서 지난해 3만3천640대로 162% 급증했다.

대두, 아몬드, 포도주 등 주요 농산물의 대한국 수출도 꾸준히 증가하는 데 이어 관세가 장기적으로 철폐되면 더 늘어날 것으로 점쳐졌다.

이와 달리 비혜택 품목의 대한국 수출은 14.9%나 감소했다.

한·미 간 무역 규모가 늘어나면서 미국은 2012년 중국, 일본에 이어 유럽연합(EU)을 제치고 우리나라의 3위 교역 상대국으로 올라섰다.

워싱턴 경제 소식통은 "전체적으로는 우리나라의 대미 무역 흑자가 커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FTA 혜택 품목의 양국 무역 규모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FTA 발효로 '윈윈'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미국 의회와 시민단체 일각에서는 한·미 FTA 발효 이후 미국이 일방적으로 손해를 보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으며 이를 근거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추진하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 등에 대해서도 반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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