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러시아는 이렇다할 반응을 보이지 않은 채 근래에 보기 드문 대규모 군사 훈련으로 위력을 과시하며 EU의 제재와 경고에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다.
러시아 해군 기지가 있는 우크라이나 크림 자치공화국 의회는 1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로부터 독립하기로 결의하고 '독립선언서'를 채택했다.
◇폴란드 총리 "EU가 17일부터 2차 제재"
도날드 투스크 폴란드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러시아의 군사 개입에 대한 대처로 EU가 오는 17일부터 추가 제재를 부과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9일 독일의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외무장관은 독일 TV 방송에 출연, EU의 2차 제재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슈타인마이어 장관은 그러나 러시아에 대한 과도한 경제제재가 러시아와 EU 모두에 피해를 줄 수 있음을 알고 있다고 언급해 2차 제재가 임박하지 않은 듯한 인상을 남겼다.
EU는 지난 주 러시아와의 비자 면제 협정과 새로운 협력협정 체결을 위한 협상 중단을 선언했다. 2차 제재로는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된 러시아 인사의 EU 입국 금지와 EU 내 자산동결이 될 것이라고 현지 언론은 전망했다.
◇러시아 중부 지역서 대규모 군사훈련
러시아는 중부 지역에서 20년 내 최대 규모인 공수 훈련을 시작해 14일까지 진행한다고 이타르타스 통신이 공수부대 대변인의 발표를 인용, 보도했다.
이 공수 훈련은 4천명의 공수부대원과 전투기와 수송기 등 36대의 항공기가 참가한다.
러시아에서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전격적인 지시로 지난달 26일 서부군관구와 중부군관구의 대규모 비상 군사훈련이 지난달 26일부터 지난 4일까지 실시된 후 단위 부대별 훈련이 계속되고 있다.
러시아는 일련의 군사훈련이 우크라이나 사태와 무관한 일상적 전투태세 점검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와 서방에서는 우크라에 친서방 정권이 들어선 이후 훈련이 집중적으로 실시된다는 점에서 군사훈련이 우크라 중앙정부를 압박하는 조치인 것으로 보고 있다.
◇크림 자치공 "독립 선언서" 채택
러시아에 속할지 결정하는 오는 16일의 주민투표를 앞둔 우크라이나 크림 자치공화국 의회는 독립을 결의하고 이날 '독립 선언서'를 채택했다.
크림 의회는 이날 비상회의를 열고 '크림 자치공화국 독립 선언서'를 재적의원 100명 중 78명의 찬성으로 채택했다.
크림 의회는 선언서에서 "(특정지역) 주민의 자기 결정권을 규정한 유엔 헌장과 다른 국제문서, 코소보 독립의 합법성을 인정한 2010년 7월 22일 자 유엔 국제사법재판소 판결 등에 기초해 독립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크림 의회 블라디미르 콘스탄티노프 의장은 "선언서 채택으로 우리는 크림을 공화국으로 선포했으며 이제 독립 공화국의 자격으로 러시아에 편입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중앙정부는 크림 의회의 이 결의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주민투표 실시 중단을 지시했다.
우크라이나 의회는 독립 선언서 채택이 크림 의회를 장악한 친러시아계 '반역자들의 짓'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러시아로의 귀속을 묻는 주민투표를 12일까지 철회하지 않으면 크림 의회를 강제 해산하겠다고 경고했다.
반면 러시아 연방 하원은 주민투표에서 크림의 러시아 귀속 결정이 나면 오는 21일 러시아와의 병합을 위한 관련법률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