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국기를 단 선박 2척이 지난 9일 스프래틀리 제도의 산호초인 '아융인'(Ayungin Shoal·중국명 런아이자오<仁愛礁>)에 정박을 시도하면서 설치물을 세우려 하자 중국 해경선이 이를 힘으로 저지하고 나섰다. 중국 정부도 이런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친강(秦剛)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0일 브리핑에서 "해당 해역을 순찰하던 중국 해경선 편대가 필리핀 선박 2척을 발견했다"면서 이들에게 경고 메시지를 보냈고 선박들은 해당 해역을 떠났다고 밝혔다.
친 대변인은 "중국에 '런아이자오'를 포함한 난사군도 해역에 대한 주권이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라면서 "필리핀은 중국의 영토주권을 침범했을 뿐만 아니라 중국과 아세안 국가가 합의한 '남중국해당사국행동선언(DOC)'도 위반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중국은 필요한 반응을 하지 않을 수 없다"며 앞으로도 영유권 강화를 위한 추가조치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이에 필리핀 외교부는 11일 중국의 대사 직무 대행(charge d'affaires)을 초치하는 등 강하게 반발했다.
필리핀 외교부는 성명에서 "중국의 행위는 필리핀 권익에 대한 명백한 위협"이라고 성토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외교부는 문제가 됐던 선박이 필리핀 해군과 계약을 맺고 아융인에 있는 자국 해병대에 보급품을 전달하고 교대 인력을 내려줄 예정이었다면서 중국 측이 이런 보급 활동을 방해하지 말라고 주장했다.
아융인은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제도의 일부로 필리핀은 1999년 이곳에 자국 군함이 좌초했다면서 해당 선박을 지킨다는 명분으로 10명 안팎의 해병대원을 상주시키면서 아융인을 실효 지배해 왔다.
그러나 중국은 아융인을 포함한 스프래틀리 제도의 영유권은 자국에 있다며 해경선을 대거 배치해 감시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베니그노 아키노 필리핀 대통령이 직접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을 나치 독일의 야욕에 비유하면서 고강도로 성토했으며 중국 외교부는 "필리핀의 이런 논리에 대해 강렬한 불만을 표시한다"고 맹비난한 바 있다.
필리핀은 스프래틀리 제도 분쟁이 극심해지자 유엔의 중재를 요청했으나 중국의 반대로 무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