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농협 2013~2014 V리그' 여자부에서 가장 먼저 시즌을 마친 류화석 흥국생명 감독의 얼굴에는 짙은 아쉬움이 느껴졌다. 지난해 4월 흥국생명과 세화학원의 총감독을 맡고 있던 류 감독은 차해원 전 감독의 뒤를 이어 현장으로 복귀했다. 계약기간은 2년.
오랜만에 현장으로 돌아온 류 감독의 지도 아래 야심차게 새 시즌을 시작한 흥국생명이지만 결과는 30경기 가운데 7승(23패)을 거두는 것에 그쳤다. 외국인 선수 바실레바에 공격이 집중된 것이 결국은 독이 됐다.
11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올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도 흥국생명은 5세트까지 경기를 끌고 가며 한국도로공사의 플레이오프 진출을 저지했을 정도로 좋은 경기력을 보였다. 하지만 바실레바를 제외하고 경기력에 보탬이 될 국내 선수의 활약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경기 후 상기된 얼굴로 취재진과 만난 류화석 감독은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죄송스럽다”면서 “마지막 경기를 잘 하자고 수 없이 이야기했는데 이기려고 하다 보니 역효과가 났다. 우리 선수들이 잘하다가도 서두르는 경향이 있다”고 패인을 분석했다.
특히 “도로공사는 고예림과 황민경, 표승주가 돌아가며 점수를 냈는데 우리는 그렇지 못했다. 외국인 선수 말고도 다른 선수들도 점수를 내야 한다”고 지적하며 “내년 시즌을 대비해서는 팀에서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과감하게 선수단 리빌딩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우리 선수들이 못한다는 뜻은 아니다”라면서도 “신인 드래프트와 FA, 트레이드까지 동원해서 선수들을 보강해야 한다. 센터나 리베로가 특히 보강해야 하는 포지션이다. 외국인 선수 역시 레프트가 아닌 라이트로 선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