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이라크 총리 '테러 지원' 비난 반박

"알말리키 무책임한 발언에 실망…거짓 주장"

사우디아라비아가 시리아 반군과 이라크 내 테러 세력을 지원한다는 누리 알말리키 총리의 비난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고 중동 현지 일간지 '더 내셔널'이 11일 보도했다.


사우디 정부의 한 고위 관리는 전날 국영 뉴스통신 SPA에 "알말리키 총리의 공격적이고 무책임한 발언에 실망과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관리는 "알말리키 총리는 그 누구보다도 사우디가 테러와의 전쟁의 전면에 서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 "국내 정치 실패의 책임을 다른 나라에 전가하기 위해 거짓된 주장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라크 총리는 '어불성설'의 주장을 하기 전에 국내의 혼란과 폭력사태를 종식시키기 위한 조치를 먼저 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관리는 또 알말리키 총리의 정책 실패로 이라크가 역사상 유례없는 종파 분쟁을 유도한 역내 국가(이란을 지칭)에 종속됐다고 주장했다.

알말리키 총리는 지난 8일 프랑스24 TV와 한 인터뷰에서 "사우디와 카타르는 시리아를 통해 그리고 직접적으로 이라크를 공격하고 있다"면서 "이 두 나라가 분리주의와 테러로 조성된 이라크의 치안 위기에 근본적인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사우디가 시리아, 이라크, 이집트, 리비아는 물론 아랍 역외 국가에서도 테러를 지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사우디와 카타르는 공공연히 반군의 무장을 지원하며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의 퇴진을 공개적으로 촉구해 왔다.

그러나 이라크는 인접국인 시리아 사태와 관련해 공식적으로는 정부군과 반군 사이에서 중립을 표방하고 있다.

다만 시리아 반군에 가담한 알카에다 연계 무장단체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ISIL)나 '이라크·시리아 이슬람국가'(ISIS)의 활동이 이라크까지 확산하면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ISIL은 지난해 12월30일 이라크 군경이 안바르 주 주도 라마디 인근의 시위 현장을 강제 철거한 이래 정부군과 교전을 벌여 1월4일 팔루자 전체와 라마디 일부를 장악했다.

이후 군경과 ISIL의 대치가 두 달 넘게 이어지고 이라크 전역에서 각종 테러가 끊이지 않아 올해 들어 벌써 1천800명 넘게 희생되는 등 사상자가 속출하고 있다.

이에 국제사회와 서방국가는 이라크 정부에 수니파를 포용하는 정책을 촉구했지만, 시아파인 알말리키 총리는 다음 달 30일 총선을 앞두고 수니파 무장단체에 강경 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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