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항공 도난여권승객은 유럽밀입국 노린 이란인"

泰여행사 직원 "말레이機 지정 않고 저렴한 유럽행표 요청해"

지난 8일(현지시간) 남중국해에서 사라진 말레이시아항공에 도난 여권으로 탑승한 승객 2명은 불법 유럽이민을 시도하던 이란인이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들은 이란인 브로커를 통해 태국 파타야에서 저렴한 유럽행 항공권을 끊었으나 말레이항공 등 특정항공편을 지목한 것은 아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인터폴이 사고기에 도난 여권으로 탑승했다고 지목한 승객 2명은 유럽이민을 노리고 도난 여권을 산 이란인"이라고 이들의 학창시절 친구가 BBC 페르시아에 한 말을 인용해 10일 보도했다.

이와관련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도난여권 소지자의 항공권을 예약한 태국 여행사 여직원의 말을 토대로 해당 항공권 구입에도 이란인이 관여했다고 전했다.

태국 파타야에 있는 '그랜드 호라이즌' 여행사에서 일하는 벤자폰 크루트나잇은 FT와의 인터뷰에서 "오래 알고 지낸 이란인이 도난여권 사용자의 항공권 예약을 요청해 가장 싼 표를 구해줬다"고 말했다.

이 직원은 이 이란인과 3년가량 거래했으나 이름은 '미스터 알리(Mr. Ali)'라고만 알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당초 '알리'로부터 3월 1일 유럽으로 가는 저렴한 항공권 2장을 구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카타르항공과 이티하드항공편 1장씩을 예약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그는 이 표의 구매를 확정하지 않았고, 3월6일 다시 연락해 유럽으로 가는 가장 싼 항공권 예약을 요청했다. 이에 이 여행사 직원은 중국을 통해 유럽으로 가는 말레이항공권 2장을 다시 예약해줬다.

크루트나잇은 '알리'의 친구라는 사람이 현금으로 요금을 냈다며 '알리'가 특정 목적지나 특정 항공편을 지목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가 테러와 연관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실종 항공기 수색에 관여하고 있는 미국과 유럽 정부 소식통도 테러 가능성에 대해서는 '아직 확인된 바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유럽 보안기관 소식통은 "테러 정황을 나타내는 증거는 아무것도 없으며, 실종 항공기가 어디에 있고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설명할만한 정황 역시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 소식통도 실종기 승객 2명이 도난여권을 사용했다는 사실만 가지고 테러가 있었다는 증거로 삼을 수는 없다고 전했다.

중국 공안부는 인터폴의 데이터베이스와 실종 항공기 승객 정보를 대조한 결과 앞서 보도된 이들 유럽여권 소지자 2명 외에 도난여권을 소지한 탑승자는 추가로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고 이날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도난여권 소지 탑승객은 당초 아시아계로 알려졌으나 말레이시아 민간항공국(DCA)의 아자루딘 압둘 라흐만 국장은 CCTV 분석 결과 흑인에 가까운 검은 피부였다면서 "축구선수 마리오 발로텔리와 비슷했다"고 전했다.

한편 실종 항공기의 잔해 수색 작업은 여전히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다만 10일 오후 늦게 홍콩 민항기가 인근 해역에서 비행기 잔해로 보이는 파편들을 발견해 당국에 보고했다고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이런 가운데 유엔 핵실험 감지기구가 실종 인근지역에서 폭발이 있었는지를 조사하겠다고 나섰다고 AP가 전했다.

라지나 저보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기구(CTBTO) 사무총장은 산하 관측소 전문가들에게 말레이시아 항공기가 실종된 높은 고도에서 폭발이 있었는지를 알아보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CTBTO는 전세계 200여곳에 관측시설을 두고 지진파나 사람 귀에 들리지 않는 극저음역대의 초저주파 분석 등을 통해 대규모 폭발을 감지, 핵실험 여부를 감시하고 있다.

저보 사무총장은 "항공기 실종장소 근처에 우리 관측소가 있다면 초저주파 분석이 폭발 여부를 확인하는 데에 가장 좋은 방법일 수 있다"고 말했다.

실종 여객기의 제조사인 보잉(Boeing)도 자사 기술자문을 말레이시아에 이미 파견된 미국 교통안전위원회(NTSB) 조사팀을 돕기로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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